개성 음식의 대표, 장땡이

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  개성 음식 페스티벌 1

개성 사람들의 밥도둑 

장땡이는 개성을 대표하는 특별 음식이다

장땡이에 맛이 든 사람들은 장땡이만 찾는다.

장땡이 두 세 덩이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이니

그야말로 밥도둑이 따로 없다.

개성의 밥도둑은 

단연 장땡이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장땡이에도 비법이 있다.

같은 개성 사람이라도 

이거 아는 사람 별로 없다.

그래서 나도 알아내는데 한참 걸렸다.

일반적으로는 된장에 찹쌀가루를 섞지만

특별한 비법은 수수가루를 섞는 것이다.

수수가루는 식감을 

훨씬 가벼워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들어가는 재료는 같은 양의 된장과 수수가루

그리고 양념으로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을 섞고

순대처럼 반죽을 한다.

찌고 말려서 소시지 자르듯 잘라

조금씩 베어 먹어도 되지만

찌고 말린 것을 썰어

프라이팬에 노릇하게 구우면 

고소하니 더 맛이 난다.

콩을 삶고 으깨서 메주를 빗고

메주를 불을 때서 띄우고

소금물에 담가 절이고

절인 놈을 끄집어내어 

다시 으깨서 독에 담아 만들어진 

된장.

그 된장을 다시 

양념 반죽을 해서 찌고

또 말리고 

그것도 부족해서 굽기까지 한

장땡이.

이 많은 과정을 거쳐야 되어서

장땡이 맛을 아는 

개성상인의 이세들일지라도

못 해 먹는다.

초등학교 때 반찬으로 자주 싸갔었는데

아이들이 똥을 싸왔다고 

놀려대던 생각이 난다.

생긴 것만 보고 맛을 모르면 그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