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개운한 맛, 젓국 찌개
어느 화가의 밥상 / 개성 음식 페스티벌 8
젓국 찌개를 어려서는 자주 먹었는데
그것이 대중적인 음식이 아닌 것을
커서야 알았다.
소화 잘 되고 속을 시원하게 처리하는
젓국 찌개 먹고픈데
하는 식당을 찾을 수가 없다.
직접 해 먹는 수밖에.
뜨거운 호박을 호호 불어가며
씹는 맛은 즐거운 일이니
호박을 굵게 썰어야 한다.
새우젓 그대로는 너무 짜게 되니
물에 담갔다가 짜내서 넣어야
새우젓도 많이 넣을 수 있다.
호박이 물러지지 않아야 하니
새우젓으로 국물을 우려내고
호박은 나중에 넣는다.
새우젓, 조선호박, 마늘, 파, 고추가
들어가는 간단한 것인데
통 어머니 맛이 안 난다.
근데 눈물이 나는 건 왜일까?
어머니 살아생전에는
어머니 밥상은
당연히 늘 있는 것인 줄 알았다.
돌아가시고는
그것이 그때만 있었던
아주 특별한 것이었다니!
그 특별함에 맛있다는 말은 불구하고
잘 먹었다는 말 한마디 한 적이 없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
음식을 접하며 회한에 젖어도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그때는 몰랐다.
그런 자식을
매 끼니마다 챙기고도
일언반구 내색이 없었다는 것이
사랑의 미스터리한 속성인가?
하늘나라 가서 뵙게 되면
먼저 물어봐야 되겠다.
대체 그 단순한 새우젓국 찌개는
어떻게 만드셨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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