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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Sep 11. 2020

우리 음식의 정체성

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X






저장을 위해 개발된 우리 음식


우리 음식의 특성은 절임을 통한

삭힘과 발효라 본다.

그리고 그 토대는

장기 저장을 위해 이루어진 것이란 결론이다.

오래 두고 먹으려고

생존을 위해.




바로 전편 고구마잎 된장국 글에서

고구마잎 저장에 대한 고민과 의문으로

글을 마쳤다.

이 의문에 독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고마운 일이다.

야채 보관법에 대한 조언은

두 파트로 나뉘어 왔다.


잎을 살짝 데쳐서

물기 있게 냉동시켰다 꺼내 먹는 방법과

살짝 데쳐서

한나절 말려 장기 보관하는 방법이 그것이다.

말리는 것은 전통적인 저장 방법이다.

말리면 햇빛에 영양가도 훨씬 좋아지니.




터무니없는 또 다른 질문들에도

핵심을 콕 집어 설명해 주면서

설득력이 아주 뛰어난 응답들을 받았다.

이 역시 고마운 일이다.

소통이 된다는 면에서.

그리하여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데치지 않고 생야채를 냉동실에 보관하면?

짧은 기간은 괜찮겠지만

녹으면 수분이 날아가 질겨지고

결정적으로 맛도 없어진다.

또한 보관하기에 부피가 너무 커진다.


데치지 않고 말리면?

그냥 말리면 다 부스러진다.

데쳐서 말릴 경우는

빨리 마르고 마른 다음에 보관할 때 덜 부서진다.


주의 사항은?

냉동실 저장할 때,

꼭 짜서 보관하면 안 된다. 물기가 다 날아가서.

그리고 한번 먹을 만큼씩 나누어 보관해야 한다.

말린 것을 해먹을 때는,

따뜻한 물에 30분쯤 담가 불린 후에 사용한다.




종합해 볼 때, 내 견해는 이렇게 귀결된다.

데치지 않은 생야채는 수분이 냉동실에서

분리를 일으킨다고 보여진다.

데친 거는 섬유질에 수분이 침투하게 되어

냉동실에서도 분리가 안 되어 제대로 저장이 되고

말릴 경우에도 부서지지 않는 것이다.

이로써 의문은 풀렸다.


그럼 나는?

전통 방식대로 데쳐서 말려서 장기 보관해야겠다.

저장을 위해 데치는 것이

포인트이고 과학일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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