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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Oct 10. 2020

내 입맛의 평양냉면

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67





오늘은 참으로 기분 좋은 날이 아닐 수 없다.

드디어, 냉면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왜 이리 좋은지 생각해 본다.

그동안 수 많은 세월

냉면 잘 하는 집을 찾아다녔는데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는 점.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그 슴슴함을 체험 할 수 있다는 점.




평양냉면의 국물은

동치미와 육수를 섞은 것이다.

즉 채수와 육수의 조합이다.

채수를 여러 맛으로 만들고

육수를 여러 가지로 그때 그때 바꾸면

수 많은 색다른 냉면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도 바로 알아 차렸다.

이것은 화가만의 발상인가?




냉면이 갑자기 땡겨서

냉장고를 돼지 앞다리 살이 있길래

그거로라도 해볼양으로 육수를 냈다.

동치미는 없고 물김치 해놓은 것이 있으니

맛을 보며 대충 섞었다.

생각보다 훨신 그럴듯한 맛이 연출되었다.


생각해 봐도 신기하다.

그리고 확인하게 된 것은

그 슴슴함의 정체가 육수에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며는 굳이 쇠고기를

고집할 것은 없지 않겠는가.

맑은 쇠고기 육수를 낼려면

끓인 육수를 냉장시켜

지방을 걷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소지방이 인체에서 분해가 안 되는 나로서는

다른 고기로 하면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진주 냉면은 물고기로 육수를 낸다는 사실은

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

내식으로

슴슴한 맛을 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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