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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Oct 07. 2020

전시 뒤풀이 6 / 프라이빗 레스토랑 WYWH

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E1







사진작가 아티스트 최는
저번 개인전 때 대학 동창 부부가 하는
프라이빗 레스토랑 WYWH에 갔던 것이
인상적이었던가 보다.
예약을 잡아달라는 부탁을 해서
다른 멤버들도 추가하여
이번 전시 때도 같이 가게 되었다.



WYWH 주인 부부는 누구보다도 와인을
오래전부터 꾸준히 마셔와서
와인 선정은 믿어도 된다.
전식으로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이다.

이 와인의 품종을 보아하니 샤도네이다.
화이트 와인들은 레드 와인에 비해 섬세하다.
여자에 비유하자면 가련하다고나 할까?
게 중에는 신맛이 강한 애들도 있다.
전식에 마시기에는 신맛이 강한 것은 피한다.
빈 속에 신 것이 들어가면 편하지 않다.
전에 신경질 적인 여인과
대화를 나눌 필요는 굳이 없는 것이다.

회 담당 남자 주방장이
자신 있게 먼저 내놓으려 써는 것이
숭어 어란이다.
참기름과 진간장 등을 오랜 기간 두고 바르며
말려야 하는 손이 많이 가는 귀한 음식이다.
물론 맛도 기막혀서 임금님 진상 품목이었다 한다.
주방장이 직접 만들었다니 자랑할 만도 하다.

빵도 부드럽고 맛있다.  
달콤한 블루베리 잼은 후식 때 먹어줘야 하는데
빵 옆에 있으니 자꾸 손이 간다.
내가 파리 초창기부터 좋아하는 잼이다 보니.

고급 장봉이 야채들과 걑이
아주 얇게 썰어져 나오고
도미는 할라피뇨 고추와 같이 나오며
참기름에 찍어 먹어 보라는 듯
바깔라오(스페인 대구 절임).
특별한 맛의 단새우
일본오징어 젓갈.
차조기.
버라이어티 한 전식이었다.



본식으로도 화이트 와인을 따는 거로 봐서
사시미로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조심스럽게 써는 참다랑어.
이어서 청어가 나오자
나는 내심 환호를 질렀다.
겨울에 암스테르담 길에서
양파와 곁들여 파는 아랭이라고 불리는 그놈,
신선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청어는 알 배기 전인 지금이 제일 맛있을 때란다.
청어 자투리로 만든 청어 다다끼.
다다끼에 곁들이기 안성맞춤인
진정한 슈도(술도둑)이라 불리는
귀한 참치 내장젓
가리비살과 가리비에 붙은
식감이 쫄깃한 오투 살까지.



이 많은 종류를 먹는 것은 쉬워도
준비하는 사람은 준비하는데
신경을 많이도 쓰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같이 간 발리에서 호텔과 여행사를 하는 사장은
발리에서 매일 일본 할아버지가 하는 일식집에서
식사를 하는데 그 이후로
한국 와서 먹어 본 중에서 제일이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음악 선정 또한 기막혔다.
강허달님의 미안해요라는 곡과
하바나와 시뇨리타
그리고 막판에 벨라 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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