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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Oct 11. 2020

마리아를 상기시키는 상그리아

어느 화가의 생존 밥상






이태원에 어느 갤러리 이전 전시회 오프닝에

초대장을 받았다.

허기를 달래려 샌드위치를 먹으며

목을 축이기에는 와인이 너무 맛있다.

서빙하는 갤러리 여직원에게 무슨 와인이냐고 물었다.

상그리아.


그 순간

파리 아르데코 미술대학 교환 학생으로

구멍 난 허벅지 청바지의 네덜란드 여학생 둘과

마드리드 대학에서 온

마리아라는 여학생이 생각났다.


우리 과에 들어온 마리아는 짧게 한 달 있으며

학교 전체를 들었다 놨다.

수려한 외모와 스페니쉬 특유의 갈색 눈동자

밝고 거침없는 성격으로 매일 파티를 열어 대니.

마리아가 돌아가고 나서

모두들 넋이 나간 사람처럼

학교 계단에 앉아 햇빛 쬐며 허전해했다.

한 명이 펼친 스페인 식 놀이 문화의 파워에

학교 전체가 초도화 된 것이다.


그때, 파티 때

스페인 와인 칵테일 혹은 와인 펀치인

상그리아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큰 대아만 한 그릇에 친구들이

여러 과일들을 썰어 와인을 미리 부어놓았다.


상그리아의 상은 스페인 말로 피라는 뜻이다.

하여간 스페인 사람들은 핏빛의 붉을 색을 좋아한다.

투우에서 소가 칼침을 맞고 피를 흘리는 것에

환호하는 정열적이고 낭만적 민족이다.

올~레!




갤러리 여직원은 상그리아 맛에 환장한 나를 알아차리고

상그리아에 와인에 각종 과일을 넣고 끓였는데

계피가 들어가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알려주었다.

설명과 눈빛이 사뭇 똘똘한 여자다.

그 신비한 맛의 정체가 계피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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