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지역 맛집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지역 맛집
낙원동 무주집, 홍어애탕
프랑스에
푸아그라(거위나 오리 간 요리)가 있다면
한국에는 전라도의 홍어애탕이 있다.
삭힌 홍어 찜을 알게 된 것은
대학 3년 때 미학 선생님으로부터이다.
한국학 실습을 인사동 홍어집에서 했었으니.
삭힌 홍어애의 발효된 암모니아의 강렬함은
처음에는 혐오스럽기 조차 하지만
맛을 들이면
푸아그라보다 한 수 위라 생각한다.
발효 음식이기 때문이다.
푸아그라는 기름 덩어리 자체를 입에 넣어
입안에서 바로 녹아버리는
신비로운 체험을 주는 고소한 맛이라면
홍어애는 된장과 양념을 넣어 탕으로 끓여
양념된 국물과 같이 먹는
고소하고도 극 발효 식품이라
코가 뻥뚤릴 정도의 자극을 경험케 해준다.
내가 한식을 세계 탑 위치에 놓는 것은
이런 발효의 천국다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