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생존 밥상
시래기 된장국 남은 거에
볶은 돼지고기를 넣어 끓였다.
이번에도 일체 간을 하지 않았다.
평양 물냉면에서 육수 맛의 영향으로.
담담한 무미의 그 슴슴함을 느껴 보는 거다.
식사하면서도 그 느낌을 추구하는 나,
직업이 화가라서 유난스럽다.
이러한 간을 안 하는 시도는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습관적이고 일상적인 삶을
새롭게 돌아볼 수 있으니까.
고기를 기름에 볶아 넣어서 그런지
국물 맛은 구수해졌다.
고기 안의 육즙도 살아 있다.
이럴 때는 음미하며
천천히 먹을 필요가 있다.
집중해주면
그만큼 더 느낌이 강해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