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생존 밥상, 지역 맛
발효 음식의 나라
삼면이 바다의 나라
서남쪽에는 홍어회
동북쪽에는 명태와 가자미식해
남쪽은 굴 김치.
지역 특산 해산물이 빚은 결과이다.
잘 익은 김치에 밥을 먹어도 뭔가 허하다.
그것을 달래주기 위해
북어채 무침을 해서 먹었다.
그러나 그것은 코다리 가자미식해가
한 달만에 익자
순위에서 저만치 밀려나게 되었다.
식해는 젓갈이지만 무뿐만 아니라
가자미나 코다리가 고기 덩어리이므로
허함을 달래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를 따로 할 필요성도 없어져서
일거양득이다.
회냉면을 할 때 비빔냉면 위에
가자미나 명태식해를 고명으로 얹으면 되니까.
식해가 여러모로 활용 범위가 넓은 놈이다.
가자미식해 무 맛의 아삭한 시원함
좁쌀과 양념의 발효 맛
가자미의 삭은 미끄덩한 식감이 주는
삼중주의 하모니는 따로 또 같이
가히 환상적이다.
코다리 가자미식해가 익자
그 맛이 주는 성취감이 가슴 가득 찬다.
성취감은 꼭 애들한테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삶은
순간순간 새롭게 창조되는 속성이 있으니
변하는 것이지만
그 변화 속에 다음 성취에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것이기에
다 큰 어른도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