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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Feb 08. 2021

물냉면 + 회냉면 = 회물냉면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생존 밥상








피양 옥류관 주방장 출신

탈북자는 말한다.

"북한에는 기본이 물냉면이에요.

물냉면에도 회를 넣어주지요."


귀가 번쩍 띄었다.

이 사실이 중요한 것은

고명으로 박박한 수육 대신

가자미식해를 냉면에 얹어 먹을

생각이 있었는데

물냉면에 회를 얹어도 된다는

확신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물냉면과 회냉면의 장점을

동시에 취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2대 물냉면은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이다.

평양과 진주가 조선 시대까지

경제와 학문과 문화의 요지였으니

냉면이 발달한 것이다.

평양냉면은 소고기 육수고

지리적인 특성상 진주냉면은

해산물 육수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평양냉면은 육수가 어려워 포기했다.

그러나 진주냉면은 가능할 것 같았다.

해산물 육수로

가쓰오부시 장국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백김치 국물을 섞었다.

고명으로는 가자미식해를 얹었다.

아주 맘에 드는

새로운 조합의 냉면이 탄생했다.

이름을 회물냉면이라 부르기로 한다.




생존을 위해서는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입맛에 맞는 것으로 대처하는 자세.

그것이 생존 밥상 아니겠는가.

생존 밥상에서 

기존 밥상을 요구할 수는 없다.

일단 살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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