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이미지
김 시인이 사진을 떡 하니 보내왔다.
나를 놀라게 한 사실은
우울증 자가 치유 차원에서 그렸다는 그림.
꽃들을 그린 것 같은데
형태나 구도면이나 붓 터치에서 자유스럽고
색감이 상당히 회화성이 있다.
웬만한 작가보다 훨씬 낫다.
아니, 감성이 물씬 드러났다는 점에서
작품성이 있기까지 하다.
김 시인은 시인이기 이전에 이미 화가이다.
그림을 더 보고 싶으니
작품을 하라고 격려했다.
시간이 걸릴 거라는 답이 왔다.
이런 경우는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게 한 우울증이
스승이다.
소장하고 있는 미술책들도 사진 찍어 보내왔다.
모딜리아니와 렘브란트.
내 취향의 작가들이다.
파리에서 루브르를 많이 다녔는데,
남는 건 렘브란트 작품 하나였다.
품격 있는 완벽함에서는 모나리자이지만
감성적인 면에선 단연 렘브란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