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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r 10. 2021

2021 화랑미술제의 현주소  2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이미지






2

올해 김창열이 작고하면서

갤러리들은 보유하고 있던

김창열의 작품들을 대거 내놓았다.

작정하고 프로모팅을 해서

기사화 한 흔적도 포착된다.


김창열의 그림들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작가 자신이 주제를 창작한 작가인가?

창작이 아니라 우연한 발견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겠다.

박서보는

앵포르멜(추상 표현) 운동가로서

미국의 톰블리 그림을 모방해서

선 긋기를 선택한 것이고

이우환은

일본서 조선 도자기 컬렉터 일을 봐주다

공개되지 않은 이조백자에 칠해진

단순한 네모 문양을 자기 거화 시킨 것이다.

그나마 김창열은

하이퍼 리얼리즘 작품이지만

본인이 만든 소재라면 인정이 간다.

물론 후기에 변화를 위해

물방울을 터트린 것이나

한자를 배경으로 깐 것은

아이디어의 한계를 보여

작품의 퇴보를 가져왔지만 말이다.  


추상화에 있어

작가 자신이 세운 이론을 형상한 작가로는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윤형근이다.

그래서 후대 작가들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작가로 회자되고 있다.




이우환 철학의 대를 잇고

불교의 선을 수행하는 단색화가 김근태는

적당한 위치에 흠집을 넣는 구도감은 있지만

선택 사용한 컬러로 봐서

컬러 감각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

그 부족함을 정신적으로 때우려는 이우환과

같은 간계를 가지고 있다.

엄밀이 얘기해서 이우환이나 

스승으로 모시는 스님과 

작가 자신이 위계질서가 가지고 있다 보니

정신적인 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겠다.


오세열 작가의 동심의 세계는

치밀하게 계산 속에서 나온 그림이다.

그런 그림이 동심일 수 있을까?

색은 어둡다 못해 우울한 분위기이다.

치밀한 위선으로 보인다.


최근에 급부상한 행위 예술가 이건용의

신체 드로잉이란 작품들.

행위 예술이 남는 것이 없으니

회화를 접목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신선하고 자연스럽다.

다른 잔머리 굴리는 화가들보다 

차라리 순수한 거다.





윤형근 작품의 영향은 

단색화 작가도 탄생시켰다.

그중 대표적인 작가가 

요즘 인기 있다는 김택상이다. 

그러나 컬러 감각이 섬세하기는 해도

윤형근처럼 힘이 있지는 않다.

컬러란 사람의 마음을 끄는 

마력을 가지고 있지만

부드럽거나 연하더라도

나약함을 주는 컬러는

 A급 컬러는 될 수 없다.

고상함을 내재하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이 품격이 있어야 하기에

미묘하고도 어려운 일이긴 하다.

그래도 한국의 우울한 시대에

컬러를 쓸 줄 몰라 할 수 없이 탄생한

단색화에서 벗어나

밝은 컬러로만 그렸다는 점은

큰 변화이긴 하다. 

무엇보다 김택상 작가의 문제점은

누가 봐도 로스코의 아류라는 점이다.


작가 제여란은

박서보처럼 주제 없이 감각만으로 

무작정 붓질을 하는 스타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서보가 평생 선을 그어 대었던 것을

후반기에 밝은 컬러로 변화를 줌으로써

인기가 솟은 것처럼 이번 전시에서

그녀도 밝고 단순할 수도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었으니 향후 살아남는 데는

지장은 없을 것이다. 

작가 스스로 작가의 가치를 올렸다는 것을

작품값으로 확인했다.

그럴 시기가 된 것이다.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김근태





오세열





이건용










김택상







제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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