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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Apr 08. 2021

봄날은 간다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 소리





날은 간다



가장 아름다운 가사를 가진 가요로

시인들은 백설희가 부른

<봄날은 간다>를 꼽았다.



이 곡은 백설희 노래로 녹음되어

한국전쟁 이후 1954년에 새로 등장한

유니버살 레코드에서

첫 번째 작품으로 발표되었다.



작사는 손로원이고 작곡은 박시춘이다.

화가였던 손로원은 6,25 전쟁 때

피난살이하던 부산 용두산 판잣집에

어머니 사진을 걸어 뒀다.


연분홍 치마에 흰 저고리 입고

수줍게 웃는 사진이었는데,

판자촌에 불이 나서 타버렸다.

손로원은 황망한 마음으로

가사를 써 내려갔다 한다.





봄날은 간다/손로원 작사, 박시춘 작곡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4절 - 문인수)

밤 깊은 시간엔 창을 열고 하염없더라

오늘도 저 혼자 기운 달아

기러기 앞서가는 만리 꿈길에

너를 만나 기뻐 울고

너를 잃고 슬피 울던

등 굽은 그 적막에 봄날은 간다.



우리네 정체성을 돌아보게 하는

김정호의 봄날은 간다.

가창력을 억누르고 가능한 잔잔히 부른다.




.


https://youtu.be/mQ1oSamjs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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