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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Apr 21. 2021

고대 그리스 시대 B

화가의 심미안과 통찰력으로 본  '핵심 미술 이야기'






키치 아트

제프 쿤스



이리하여

파르네스의 헤라클레스라고 불리게 된 

모작한 석상을 최근에 다시

제프 쿤스가 모작한다.

그리고 게이징 볼이라는 본인 작품을 

어깨 위에 얹어 한 작품으로 만든다.






제프 쿤스, 게이징 볼-파르네스 헤라클레스,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쿤스는 월스트리트 상품 판매원 출신이다.

'치치올리나'라는 유명한 이태리 

포르노 스타와 결혼해

포르노 사진과 조각을 전시했다.


소시민들의 통속적인 일상 생활인

키치(저속한) 미술을 주장하던 예술가

제프 쿤스가

독일의 카셀 도큐멘타전에 초대받지 못했으나

어느 갤러리의 요구로

카셀 외곽에 6만 송이 꽃을 박은 

초대형 강아지 형상물을 만든다.

주요 언론은 열광한다.

그리고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그 강아지를 구매한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외부에 위치한 

이 거대한 "Puppy"는

인형 미술의 시작이다.

유명세를 얻자 이혼하고 아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세련된 장난감을 계속 만든다.

그 이후 제프 쿤스는 세계 미술계에서

엔디 워홀 이후 스타 내지는 제왕이 된다.




팝아트나 쿤스가 주장한 키치 아트는

클레멘트 그린버그라는 미국 평론가가 

서구 부르주아 사회가 만든 아방가르드에

맞서서 작가들을 선동해서 만든 것이다.


팝아트나 지금의 키치 아트가 그린버그가 

만든 것이기에 앤디 워홀이나 제프 쿤스는 

형 아우 사이가 되는 셈이다.


기존 팝아트에서 알려진 

팝아트 조각가는 올덴버그였다.

제프 쿤스의 작품이

그의 작품보다 시대적으로 더 단순하고 

세련된 작품이란 점에선 의심할 바는 없다.






제프 쿤스, 강아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1992




제프 쿤스, 풍선 개





올덴버그, 타자기 지우개, 워싱턴 조각 정원





클래스 올덴버그 부부, 스프링, 한국 청계천, 2006






쿤스는 스스로에게 되물어야 할 것이다.

소시민을 주장하던 그의 작품이 

웬만한 부유층도 못 사는 

예술품이 된 것에 대해

그의 의도된 전략이었는지를.

전략이었다면 

그건 작가 양심에 비추어 사기이다.

애초에 그런 말을 하지나 말던지.


이런 작가들인 피카소나 엔디 워홀 

그리고 데미안 허스트 등등은

공통점이 있다.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안 가린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기심으로부터 나오고

내부의 에고가 작용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예술품 질을 떠나서 

의도가 나쁘다는 것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쿤스의 장사 속내는 

대중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선물 시리즈를 계속 만들어 왔다.

물론 수요자는 대중이 아니라 재벌들이다.

재벌들은 그 작품을 투자와 

선전 개념으로 산다.


이제 그의 사기 행각은 더 커진다.

고대 조각품에 자기 작품 조그만 것을 얹어

같이 더 큰 금액으로 판다.


그것을 또 재벌들이 사서 버젓이

자랑스럽게 메인 홀에 전시한다.

데미안 허스트가 해골에 보석을 사용했다면

제프 쿤스는 고대 예술품을 차용했다.

그들의 수법은 동질감이 있다.

그들은 누가 크게 사기를 잘 치나

내기하는 것 같다.

한마디로 질이 좋다고 볼 수 없다.


팝아트나 키치 아트의 모순점은

작가보다는 그 이론을 제공한

미술 평론가 클레멘트 그린버그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그들 작가들이 그에게서 세뇌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린버그는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받은

미술론을 초기부터 주장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쿤수의 작품 내용적인 면에서는

다른 작가들과 비교해서 그만한 작품이

없다는 것이 성공 요인일 것이다.

그리고 

의도 면에선 아주 저질이지만

단순한 작품 형태와 컬러에서는

고급이다.

심플 컬러풀하고 반질반질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거 싫어하는 

요즘 사람들의 환경과 기호에 맞는다.

그러한 소재와 컬러와 재료 선택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그럼 물을 것이다.

의도와 작품성에서 뛰어난 작가는?

인도 태어나 영국 작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를

들 수 있겠다..

의도가 진리에 입각해 있고

형태와 컬러도 극단순하다.

초의식을 유일하고도 진진하게 다룬다.

미학에서 현대 미술을 해석하는

칸트의 숭고미에 적합한 작가이다.

그의 비주얼 임팩트는 깨우침 없이는

만들 수 없는 어떤 것이다.




이원론의 이 현실 세계에서는

음양 에너지는 같이 존재한다.

음적인 작가가 있는가 하면

그에 대등한 양적인 작가가 있는 법이다. 






아니쉬 카푸어 (Anish Kapoor), 클라우드 게이트, 밀레니엄 공원, 시카고  




제프 쿤스, sacred heart, 신세계 백화점 본점 트리니티 공원




제프 쿤스, 리본을 묶은 매끄러운 달걀, 리움 미술관, 2019




제프 쿤스, Ballon Flower, 제주 CJ 나인 브라지, 2009








쿤스의 성공 요인



제프 쿤스의 낙천성은 어디서 왔을까?


자기 작품이 전시된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에서 

쿤스는 유쾌한 낙천주의자의 에너지가 돋보였다. 

그는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고, 

입만 열면 '잠재력' '예찬' '희망' '공유' 

'대화' 등 긍정의 단어들이 흘러나왔다. 

순간,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 안에 잠재된 이런 낙천성이 

그를 세계적 작가로 만든 것일까?

아니면 이것은 작품으로 

부와 명성을 거머쥔 작가로서 

누리는 남다른 여유일까?




'자학하지 마라'는 에드 파슈케의 조언


제프 쿤스가 시카고 예술대학에서 만난 

그의 선배 작가 에드 파슈케(1939~2004)에게서 

배운 것들에 관해 얘기한 대목이다.


"에드야말로 나를  깊은 내면의 세계로 인도했다. 

그가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보여줬고, 

어떻게 사고해야 하는지 가르쳐줬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어떤 상황에도 자기 파괴적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 

내 작품이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 상황에 

나를 밀어 넣는 것 등이다." 


"이것은 나 자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일은 

하지 말라는 뜻이었고 

그것은 내게 매우 중요했다."




제프 쿤스는 내면의 긍정성을 찾아낸 것이다.

그렇다면,

초기의 그의 의도가 어떻든 

과정이 어떻든 간에

그의 그런 점은 인정 안 할 수 없다.

오히려 배울 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반인들이 알아도 못쓰는 

자기 개발서에서 얘기하는 키를 써서

성공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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