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후기
이번 전시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전시였다.
홍콩 사태로 아시아의 중심이 서울이 돼서
열리는 첫 전시이었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홍콩에 최고 갑부 리카싱이
그의 부를 런던과 캐나다로 뺐다는 소식을 듣고
홍콩 시대가 끝났음을 직감했다.
이후 홍콩 미술 시장의 중심에 있던
아메리칸 뱅크가 한국으로 이전한다는
소식도 접하고는
다음은 갤러리들의 이전이 있을 것을 알 수 있었다.
요즘은 외국 큰 갤러리들이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리가 들린다.
한남동과 이태원이 중심이 될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갤러리들에서는
홍콩 페어에 출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지만
나는 단호 했다.
"홍콩이 서울로 올 것이다.
이제 홍콩 가지 않아도 된다."
갤러리 관장님들에게는 재작년에
이미 앞으로 외국 미술 사장이 밀려오니
각오하시라고 말씀드렸고
이번에 키아프 전에 사람이 몰리고
큰 외국 화랑이 참여하기 시작하니
내게 묻는다.
"선생님 점쟁이세요?
어떻게 이렇게 될 줄 아셨어요?"
한마디로 이번 키아프는
입장료를 두 배로 올렸는데도
관람객이 폭증했으며
매출이 300억대에서 600억대로 배로 뛴
성공적인 역대급 전시였다.
키아프 주최 측은 이번부터 좀 까다로워졌다.
국제화를 위해 여백을 많이 줘야 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큰 그림을 걸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다른 작가들은 내게 큰 작품이 어울리는데
큰 그림 출품 안 한 것이 아쉽다고 했다.
작은 작품 위주로 출품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번에는 개발한 색채를
다 보이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나의 색채 개발에는 계획과 스케줄이 있다.
하나하나 순서대로 해 나갈 생각이다.
이번 전시에서 드러난 것은
기성 한국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
외국 유명 화가들에 비해
3배가량 높다는 것이다.
내년부터 키아프는
영국 프리즈 아트 페어 25%와 같이
코엑스 전관을 빌려 전시하게 되는데
한국 기성 화가들의 거품 낀 가격들이
문제가 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서 한 동안
외국 작가들의 그림이 판매될 것이고
한국이 국제 시장과
호흡을 맞추는 과정이 있을 것이다.
그 과정이 안정이 되면
우리 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
3월 아트 바젤과 UBS가 공개한
<아트 마켓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미술 시장은
약 501억 달러(약 56조 6380억 원)로
2019년에 비해 22% 감소했다.
하지만 온라인 판매액은
124억 달러(약 14조 182억 원)로
전년 대비 두배 성장했다.
밀레니얼 컬렉터(23~38세)는
전체 컬렉터의 52%를 차지하며,
지난해 가장 많은 작품을 구입한 세대였다.
이제 해외 자본이 서울로 밀려들어 올 것이고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자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술은 역사적으로 항상
자본의 뒤를 따라 이동해 왔다.
한국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Donna HUANCAESPEJO TIENDITA, 2021 Painting - Oil, sand on digital print on canvas 240 x 200 cm (95 x 79 in)
이번 키아프는
몇몇 세계적으로 큰 갤러리가
먼저 선점하기 시작했고
더불어 그동안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세계적인 작가 작품이 출품되어서 볼만했다.
그중 최고의 작품은
베를린을 거점으로 하는 미국 화랑인
'페레스 프로젝트 Peres Projects'에서 전시한
푸른색 계열의 작품이지 싶다.
현재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작업하는
1980년생의 '도나 후앙카'라는
핫한 작가의 작품이다.
그녀는 행위 예술을 화판에 결과로 남기는
프랑스의 '이브 클랭'식 방식으로
작업을 한다.
나체의 여자를 붓 삼아
물감을 바르고 화판에 찍게 하고
나머지 작업을 화가가 하는 식이다.
이번 전시된 작품은 컬러도
이브 클랭과 비슷한 컬러를 사용한 작품이다.
이브 클랭이 진화되어
작품성이 가미되었다고 보인다.
자유롭기만 한 것이 아니라
결과적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이었다.
루이 비통이 재빠르게
도나 후앙카와 손을 잡고
Capucines MM 핸드백을 론칭했다.
2021년 10월 말 전 세계 매장에 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