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9 / 소마미술관 1관
올림픽공원 내 소마미술관
올림픽공원에 비가 온다.
비가 오면 상큼하다.
상큼한 이유는 오존 덕이다.
빗방울이 떨어져
바닥에서 깨지면 오존이 발생한단다.
과학적인 근거이다.
비 안 오는 날
집 안에서도 상큼한 오존을 만들 수 있다.
샤워기를 틀어 놓고 문을 열어 놓으면 된다.
혹여, 의심 가는 분들에게는
오존측정기를 권한다.
소마미술관 1관은 작지만 아기자기하다.
일본 건축 영향인가 싶다.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다시 보다 라는
제목의 기획이 무슨 뜻인 줄
전시를 보고야 알았다.
화가들을 엄선해서 추리고
출생 연도와 활동 연도를 다시 제대로 정리했고
다 파트의 주제로 묶어서 전시를 한 것이다.
이렇게 하니,
한눈에 근현대미술이 들어오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한국의 기획력도
세계적이 되었다고 인정한다.
해변, 1940년대 초반
박생광은 1904년 태생이다.
시대 상황으로 보면,
한국화를 고집하고
평생 고집스럽게 살다 간 작가이다.
이름만큼이나 작품도 쎄다.
토기, 년도 미상
박생광의 서명은 그림 못지않게 특이하다.
그의 호가 '그대로'이라는 점에서
그가 추구하던 정신세계가 뭐라는 것과
깊이를 가늠해 볼 수 있겠다.
앉아 있는 여인, 년도 미상
위의 박수근의 데생의 변화를 보면
그의 작품 의도를 알 수 있다.
사실 묘사를 넘어 단순화를 시도했던 것이다.
앉아 있는 여인의 데생에서는
그 구도에서 과히 완벽함을 느낀다.
성실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이다.
이번 전시에선
그동안 못 보던 이중섭의 작품들도 있었고
전쟁통에 일본에 간 부인한테 보낸 편지들의
해석본이 친절하게도 전시되어 있었다.
정말 가족 사랑이 절절한 작가였다.
그에 반해 중섭은 세상살이에는 여렸다.
그러한 사실로 보아,
그림 속의 기개 넘치는 면모와
성격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욱진은 근현대미술사에
가장 독창적인 작가라 할 수 있겠다.
소재는 그의 주변에 친숙한 것들 중
정을 주는 것들을 추려서 나온 것들이다.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혼신을 다해 압축해서 그려야 했기에
다작을 할 수는 없었다 한다.
전시 작품들 중 소가 자주 보인다.
당시 한국 작가들에게는
소가 중요한 소재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제는 같은데
세 작가의 개성이 다르게 표현되어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박생광
박수근
이중섭, 회색 소, 195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