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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Jun 30. 2023

한국근현대미술전 다시 보다
후기 2

2023. 6. 29 / 소마미술관 1관


한국근현대미술전 다시 보다

후기 2



ㅡ 디아스포라, 민족사의 여백 

ㅡ 추상, 세계화의 도전과 성취




       







배운성 (1901 ~ 1978)




가족도, 1930 ~ 35년






이쾌대 (1913  ~ 1965)







변월룡 (1916  ~ 1990)


평양의 누각, 1954






황용엽 (1931 ~ )









화가 황용엽은 평양 출신으로 월남 작가이다.

어려운 시기에 박수근 선생과 마찬가지로

미군 PX에서 초상화를 그려 생계를 이어갔다.

평양미술대학 재학 시절에 전쟁이 나서

나중에 누상동에 있던 홍익대에 편입을 한다.


당시 홍익대에는

서양화의 이종우, 김환기, 이봉상,

동양화의 이상범, 조각의 윤효중,

판화 및 염색공예의 유강렬 등이 교수로 있었다.

이 외에도

주경, 유영국, 한묵, 손응성, 김영주, 이응로 등이

강사로 나와 실기를 지도했다.

미술사는 이경성, 최순우 등이 강의했다.

실로 쟁쟁한 교수진이 아닐 수 없다.


그중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작가들은

김환기, 유영국, 한묵, 이응로이다.




황용엽 선생이 숙명여고 선생 시절

학교 앞 청진동 골목에서

미술학원을 병행한 적이 있다.

그때 본인도 

미대입시 지도를 받아 인연이 있다.














추상화라 함은 난해하게 생각하기 쉽다.

간단히 정리해 보자.


그릴 꺼리는 밖에도 안에도 있다.

밖에 있는 것은 대상이 있고(구상)

안에 있는 것은 대상이 없다(비구상).


밖에 있는 대상을

단순화시키거나 압축시킨 것을 추상이라 한다.

또한 대상이 없는 안의 것을 그리는 것도

추상이다.

그 경우에는

형태가 없기에 느낌을 주어야 하기에

음악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


몬드리안은 전자에 속하고

칸딘스키와 클레는 후자에 속한다.


몬드리안 작품의 경우는

디자인이나 산업과 건축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칸딘스키와 클레의 작품은

순수 회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한국 추상의 주류는

김환기를 통해 클레의 영향권 속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되겠다.






이응노 (1904 ~ 1989)




군상, 1986년





프랑스에서 이응로는 '마스터 리'로 불린다.

이응로 화백은 지필묵을 다루기에

스승 제자 관계를 중요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989년 내가 파리에 있을 때,

이응로 화백이 타계했다.

많은 한국인 유학생들이

'페를라 쉬즈' 공동묘지에 모였었다.

페를라 쉬즈는 유명인들만 묻힐 수 있는 곳이다.

지금도 무덤 앞에 생화가 끊이지 않는 유명인은

도어스의 보컬 '짐 모리슨'일 것이다.



이응로 화백은 동양화가이다.

젊어서의 그림은 동양화지만

자유분방한 필치를 보여준다.

파리로 가서는 초기에 유행하는 품위 있는

추상 작업을 했었다.

말년에 군상이라는 의미 없는 작업을 

지속한 것으로 보아

망령이 들었던 것이 틀림없다.






남관 (1911 ~ 1990)











대학 때 현대화랑에서 남관 개인전을 봤다.

말년에 활동을 활발히 하셨고 유명 작가였다.

작고하시고는

살아생전의 명성이 퇴색되어 가는 듯하다.






한묵 (1914 ~ 2016)







한묵 선생은 파리에서 뵌 적이 있다.

워낙 과묵한 인물이라 끄떡이기만 했지

목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다.


진리를 도형에 함축되어 있다는 신념으로

평생 묵묵부답으로

그만의 세계에 살다 가신 분이다.

그 도형성에 미적 타협이 있었다면

한국 미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유영국 (1916 ~ 2002)


 







유영국의 경우는 박수근과 마찬가지로

추상 중에서도 몬드리안 식의 

대상 단순화 추상에 속한다.


그러나 장욱진의 경우는

단순화에서 그치지 않고 더 압축했기에

따로 압축 추상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




유영국은 단순화 추상이지만

선이 아니라 면 분할로 시도했기에

구도주의적 작가로 봐야 한다.

다른 작가가 신경도 못썼던 

색채 또한 강렬하고 미묘하기에

구도주의적 색채 화가로 분류함이 맞을 것이다.


그의 작품 소재는 고향 마을의 산이었기에

확실한 대상이 있는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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