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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Dec 22. 2023

2023 부산 투어

어느 화가의 사는 재미




어느 시인은

여인을 

말을 알아 듣는 꽃이라 했다.



말을 안 해도 

알아 듣는 꽃도 있다.




2023 부산 투어


12/16 


부산은 지형 상, 경사가 급한 곳이다.

사람 살기에 안정감을 주지는 않지만

배를 대기에 용이하다.


부산은 지리적으로

북극해가 열리고 

베링해가 연결되면 

세계적인 허브가 될 곳이다.




내가 아는 부산은

신호등이 없고 난폭 운전이 난무한

정신없는 고장이었다.

이번에 

놀랍게 변화된 부산을 보았다.

신호등에 차들이 서고 깨끗하며

지하철 안조차 조용했다.





어묵집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어묵집은 망했단다. 

그 고소한 맛이 그립다.

변해야 세상이다.





섬진강재첩국집


남포동에 노포 맛집이다.

곁들여 나오는 푹 조린 

무우조차 흐믈거리는 짙은 컬러의

무우 고등어 조림이 

뽀오얀 재첩국과 대조가 되어 

맛에서도 예술이다.


재첩은 강 하류에

바다와 만나는 지역에만 나는

조그마한 조개류로

경상남도 특산품이다.

재첩은 이제 낙동강이나 

섬진강 거는 못쓴단다.

하동 광양만 것이 깨끗하단다.

아닌 게 아니라 

푸른 기가 도는 국물이 

진하고 신선도가 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가성비 면에서도 탁월한 집이다.

서울 같으면

고등어 조림과 반찬,

그리고 재첩국과 무우 김치를

따로따로 일 인 분씩 시켜야 하는데

동시에 상을 내어주니 하는 말이다.











 




 










광복로


광복동 길은 용두산 공원과 남포동 사이에

앵천이란 하천을 복개공사했다고

표지판에 쓰여 있다.


앵천의 앵이란 이름은

한문을 차용해 썼겠지만

본디 우리말 이름이다.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ㅇㆍ+ ㅣ+ ㅇ > 아 + ㅣ+ ㅇ > 앵


앵은

ㆍ(아)가 확장해서 큰 원이 되었다는

뜻의 이름으로

아리랑과 그 뜻을 같이하는 이름이다.

지명에 사용할 때는

그 지역에 중심이 되는 곳에 사용한다.

앵 자가 들어가는 이름으로

경기도 퇴촌면에 앵자산이라고 있다.


그러므로

앵천이 광복동 길이 되었으니

지명학적으로

앵천(광복동)은 부산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이번에 밟아 본 광복동 길,

물길이 지나는 가장 평탄한 길로

한국 전쟁 때 한국의 중심이었다.


 









12/17


호텔 조식 중에 가장 뇌리에 남는 건?

즉석에서 베이컨을 구어서 주는

암스텔담식이다.


아스티 호텔 조식에도 베이컨이 있었다.

옛 생각에 구어서 먹어야겠는데...

빵 데우는 오븐에 베이컨을

겉바속촉으로 구었다.

역시 이 맛이야!




이기대에서 바람 맞다.


이기대로 가는

구비구비 굽은 가파른 해안길

좋다.

이기대 위의 아파트 단지 숭칙하다.

부산시의 커다란 실수던지 오류던지 

비리이다.


주차장 차와 가전제품이 부식될 정도로 

해풍 때문에 살기가 안 좋은 곳이 되었다고

같이 차에 탄 현지인이 얘기한다.

도시 환경 계획은

장기적인 플랜으로 양심적으로

전문가에 의해 짜고 이루어져야 한다. 

시공하고 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이기대 옆에 오륙도를 볼 수 있는 

유리 바닥 전망대인 스카이 워크에 섰다.

입구에 전망 좋은 모던한 커피샆도 있어서

데이트나 관광 거점으로 제격인 곳이다.


바다에 뜬 돗단배 같은 오륙도,

단촐 다소곳하니 멋지다.

오륙도가 여섯 개의 섬인 것을 

와서야 알게 되었다.

내, 안 카나?

갸가 다섯 갠 거 같지만서도 여섯 갠기라.


아래 바다까지 계단이 잘 형성되어 있지만

겨울 바람이 거세서 포기했다.

바람 마이 맞았다 아이가?

















부산의 랜드마크 

해운대 아이파크 & 엘시티


이기대에서 해운대 달맞이 길로 가려면

광안대교를 타는 것이 지름길이다.

광안대교 위에서 차창으로

해운대 아이파크가 보인다.

해운대 아이파크는 

해운대 우측에 요트장 앞에 있는

돛을 모티브로 한 형상의 건축물이다.


부산 중동 해운대 옆에 있는 

101층의 엘시티가 완공되어

층수에서는 밀렸지만, 

해운대 아이파크는

마린시티 해안선에

압도적인 디자인으로 자리를 잡고 있어서

광안대교와 함께

부산의 랜드마크로 아직도 자리매김 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 Daniel Libeskind의 작품이다.

컬러 디자인은 내가 맡아서 진행했다.

4개 동의 건축물 중 제일 낮은 한 동이

파크 하얏트 부산 호텔이라는 사실.









해운대 아이파크





해운대에서 보이는 엘시티와 달맞이 고개






달맞이 길






부산의 동쪽에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줄 

누군들 알았겠는가?

달맞이 길이나 공원은 최근에 붙여진 이름일 테고

달맞이 고개가 그 이전 명칭이리라.

달맞이는 달 구경의 우리말이다.

달 구경하기 좋은 장소라는 것을

지명으로 알 수 있다.

지중해인 줄 알았다.




아는 갤러리 몇 곳이 그곳에 있다고 들었다.

미술과 음악을 콜라보해서 강의하시는

지인 선생님께서 소개해주신

처음 접하는 갤러리에 먼저 관람을 했다. 

황란 개인전을 하고 있었다.

황란 작가는 뉴욕에서 어렵게 자리잡은 작가란다.

작가는 의류 회사에서 일을 해서

의류 제작에 쓰이는 핀으로 작업을 하게 된 것이

관전 포인트가 되겠다.


핀과 같은 오브제를 사용해서 하는 작업을

미술 쪽에서는 오브제 작업이라 부른다.

오브제 작업이 주이지만

공간을 활용해 오브제를 설치한

설치 작업도 겸하는 스케일을 커버하는 작가였다.

작품의 형태는 한국의 미이지만

컬러 쓰는 것은 일본풍이다.

그런데도 해외 유명 작가가 되었으니

멘탈이 강한 작가라 하겠다.





황란 개인전, 아시안 아트웍스 갤러리











조현 갤러리


조현은

부산에서 제일 큰 갤러리이고

한국 미술 시장의 리더 역할을 하고 있는

갤러리이다.


전시 공간이 큰 통짜라

현대 미술을 국제적으로 펼칠 

구비 조건이 갖추어진 갤러리임을 확인했다.

정원까지 바라는 것은 내 욕심일테고.




일본 작가 개인전을 하고 있었다.

일본이 가까워 그런가 보다.

일본 작가 작품에는 관심이 없다.

일본은 퍈화와 디자인같은

양식적인 것이 발달해

인상파에게 영향을 주었고

일본식 정적인 디자인으로 

세계에 기여는 했지만

회화성은 도무지 없기 때문이다.






















달맞이 고개 너머 송정 해수욕장 가는

벗꽃나무 길도 아름답다.

1983년도 조성된 가로수라니 

수령 40년 된 벗꽃나무.










송정해수욕장

월깍두기 대구탕 식당


송정이라는 뜻은

소나무 많은 곳 정자라는 뜻인데

해수욕장 왼편에

정자가 있을 있을 법한 둥근 동산이 있다.

아늑한 둥그런 작은 해수욕장에 

밥사발 엎어 놓은 듯한 동산, 

마음이 따뜻해진다.


해변 가 식당과 커피샆

겨울인데도 사람이 북적댄다.

핫 플레이스인가?




월깍두기 식당의 시그니처 메뉴인

대구탕을 시켰다.

12첩 반상의 찬들이 간간하니

다 맛있다.

그러면 된 것이다.






















기장 죽성성당


죽성성당은 드라마 셋트장으로 만들어졌다만

관광 명소가 된 곳이다.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즐기는 것이 중하다.










부산역 앞

밀면


한국 전쟁으로 생긴

음식 문화 두 가지가 있다.

부대찌개이고 밀면이다.

부대찌개는 미군부대가 있는 의정부에서

그리고 밀면은 부산 피난 온 북쪽 사람들이

메밀 냉면 대신 밀가루 냉면을.

그래서 밀면은 밀가루 냉면의 준말이다.


밀면은 집집마다 다 맛이 틀리다.

이집 밀면은 진주 냉면식으로

육전이 얹혀 나왔다.


밀면을 지혜롭게 먹는 방법은

강원도의 막국수식으로

비빔을 시켜 먹다가 육수를 부어

물밀면화 해서 먹는 것이다.


양념 밴 육수가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만족스럽다.

그러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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