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건축과 미술 15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국보 24호 석굴암 불상의 발상지는 간다라다.
간다라는
오늘날 파키스탄 북부, 아프가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남부, 타지키스탄이다.
이곳은 B.C 327년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가 정복하면서
그리스인 지배로 들어간다.
B.C 246년 그리스계 셀레우코스 왕조의 총독
디오도투스가 간다라에 박트리아 왕국을 세운다.
그리스문화를 향유했던 박트리아는
그리스 조각 예술에 불교를 합쳐
간다라 불상을 탄생시킨다.
이때 중국 서부 타림분지에 살던
고조선의 일파인 월지가
B.C 170년 경부터
같은 고조선의 일파인 훈(흉노)에 쫓겨
서쪽으로 이동한 끝에
B.C 138년 경 박트리아를 무너트린다.
월지의 5개 부족 가운데 쿠샨(貴相, 귀상)이
30년 경 쿠샨제국을 세워 불교를 수호하며
간다라 불상을 각지로 전파시킨다.
불상은 실크로드를 타고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도 전파되고,
751년 경 김대성이 건축한 석굴암 본존불은
그 결정판이 된다.
알렉산드로스에서 촉발된 그리스 조각술이
1000여 년 지나 신라에서 꽃핀 결과다.
간다라 미술은 정밀도에서
그리스 조각에 미치지 못한다.
다른 여타 둔황 석굴이나 석조 불상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석굴암 본존불은
거친 화강암이기에
그리스 조각만큼 매끈하지는 못하지만
구도의 완벽감은 능가한다고 본다.
깨달음 이룬 부처의 환희를 표현한
석굴암 본존불
석굴암 본존불의 광배는
의외로 돔 천장 가운데에 표현되어 있다.
돔 천장을 적절하게 사용한
아주 특이한 예에 해당된다 하겠다.
광배는 영혼의 에너지인 아스트랄체를
표현한 것이다.
인체에는 에너지(기운)가 순환하고
모이는 곳이 있는데,
머리 위의 꼭지(정수리, 백회)가
가장 중요한 자리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수리 위쪽으로 천장에
광배를 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그런데
순수의식과 에너지 중,
에너지가 아닌 공이나 무와 같은
순수의식만을 다루는 종파인 불교가
에너지를 표현하는 광배를 넣는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금관은
대부분 금동관이고
실제 금관은 극히 적다.
순금을 판으로 만들면
연해서 구겨지기 쉬워서
금동으로 주로 만들었지 싶다.
1975년 마케도니아 금관 발굴이 있었다.
알렉산더의 부친인
필리포스 2세의 금관(황금 머리 장식)과
5번째 왕비 메다의 것으로 추정되는
왕비 금관이
마케도니아 옛 수도 테살로니키
인근에서 출토되었다.
필리포스 2세의 금관은
금 참나무 잎 313장으로 만들어졌고
24k 순금으로 무게는 717g,
소고기 한 근을 넘는다.
작은 금잎으로 정교하게 조각된
경이로운 공예 작품이다.
왕비 금관은 초화형(草花型) 양식으로
꽃 디자인을 에나멜로 장식해 화려하다.
이들 금관들은
자연스러워 권위주의적이지 않고
섬세하되 형식적이지 않다.
여타 기존 금관들에 비해 탁월하다.
예술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문양을 유심히 보건대
작품 제작 의도에 있어서
외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속 세공에 있어서는
여타 금관들이 금판을 가지고 제작한 것에 비해
선 하나하나 모두 둥근 입체로 제작했다는 면에서
그 나름의 예술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예술성은
그리스 조각의 완성도에서도 엿보인다.
마케도니아 북쪽에는
오늘날 불가리아 북부 지방을 근거로 한
트라키아 부족의 게타이 왕국이 있었다.
B.C 341년 경,
필리포스 2세에게 굴복당해 속국이 됐다.
게타이 왕국 코텔라스 왕의 딸인 메다가
필리포스 2세에게 시집왔고,
B.C 336년
필리포스 2세가 암살되자,
자결한 것으로 추정된다.
순장 풍습을 명예롭게 여기는 풍습은
마케도니아나 그리스 전통은 아니다.
스키타이의 순장 풍습인데,
북으로 스키타이와 인접한 트라키아에서도
이런 순장 풍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스키타이 금관은 동시대이거나 앞서지만,
소유주가 밝혀진 금관은
필리포스 2세와 왕비의 것이 최고(最古)다.
필리포스 2세의 금관,
B.C 336년 경, 베르기나 고고학 박물관
왕비 금관(정면),
B.C 336년 경, 베르기나 고고학 박물관
왕비 금관(측면)
훌륭한 마케도니아 금관의 뿌리는 무엇일까?
마케도니아 위에 위치했던 스키타이와
주변의 국제 상황을 통해 알아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