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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r 04. 2020

물고기 암채화 2

UNDERWATER WORLD 수중세계 잡지 연재





외부에서 3 만년을 버틴 안료의 접착제?



역사 이전부터 

인간이 바위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조각과 채색과 부조이다.



바위를 입체로 형상화해서 조성하면 

'바위 모뉴먼트'가 된다.

고대의 선돌이나 고인돌 등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바위 표면에 안료와 접착제를 섞어 

채색을 하면 '암채화'이다.

바위 문화 탐사를 하다 보면

'바위 모뉴먼트'의 보존과 

완성도 및 돋보임을 위해 

바위 모뉴먼트 전체에 

채색을 한 경우가 꽤 많은데

지금까지 누구도 

그것을 발견한 경우가 없음에

앞으로 연구할 과제로 남겨 놓기로 하자.


전체 채색된 모뉴먼트로 

가장 근접한 곳에 있는 것으로는

인왕산의 선바위를 들 수 있겠다.

인왕산의 다른 바위들과는 달리

그 주위 몇 개 모뉴먼트로 조성된 

바위만이 검은색인 것으로 미루어 보아

신경 써서 조성하고 

마무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얘기 나온 김에 밝히자면,

선바위의 형태는, 

세계 도처에 퍼져 있는 선 인류 시대의 

바위 형태 패턴 상으로 보아

독수리의 형상이다.



바위 표면에 돌로 쪼거나 갈아 

형상을 부조하면 암각화가 된다.

러시아나 몽골 알타이 암각화의 경우에는

바위에 진보라 빛 자주색 밑칠을 하고 

그 위에 쪼아 그린 것들이 많다.

암채화와 암각화 기법을 

같이 쓴 경우라 하겠다.

바탕색과 쪼은 색의 차이로 

암각화가 더 돋보이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벽화는

18,500~14,000년 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선사시대 인류가 동굴, 

그것도 다른 이의 접근이 힘든 

은밀한 곳에서

동물상을 그려 넣고 한 작업은 

바로 이런 것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사냥을 나가기 전에

사냥에서 손쉽게 

이들을 잡을 수 있기 위하여

그곳에서 사냥감이 되는 동물상에게

주술적 공격을 감행하는 

의식을 치렀다는 것.

이러한 원시적인 믿음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알타미라 그림은 

청색은 망간의 산화물이고,

적색 계통은 철의 산화물이며

숯이나 황토, 적철석 등 

자연 안료를 이용해

흑, 갈색, 황색으로 그려져 있다.



이번 발견된 카이마나 암채화의 경우는 

적색으로 주로 그렸다.

주위에 검은색이나 흰색이 흘러내린 것도

그림에 직접 사용은 안 했어도

배경 장식을 위한 색인지 의심이 가기에,

검증을 위해 채집을 해서 

성분 분석을 의뢰해볼 필요가 있겠다.


가장 궁금한 점은,

색을 내는 안료가 아니라

접착제를 무엇으로 사용했는가 이다.

어떤 접착제이기에 동굴도 아닌 

외부에서 3만 년을 버틴단 말인가?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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