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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희 Mar 12. 2020

서촌 산책

봄 보슬비는 살포시 내리고...



친구와 서로 아는 화가의 전시회에서 만나

전시를 봤다.

근처 효자동 재래시장에 가서

유명한 '효자동 떡볶이'도 먹었다.

시장을 관통해서 

서촌 옛 인골 길을 따라 올라가 

수성동 계곡 입구에서 돌아 내려오며

커피 샾이 있기래 들어갔다.


들어가서야 그냥 카페가 아니고

수제 아이스크림 전문 집임을 눈치챘다.

디저트 하기에 적당한 집.



주인은 설탕 안 들어 간 

아이스크림임을 강조했다.

친구는 카페 주인들 중

자부심이 강한 사람들이 많다고 

귀띔해 준다.


언제던가?

럼과 건포도와 호두 들어 간 

아이스크림이 맛있었는데....

술 들어 간 아이스크림은 없냐니까,

막걸리 아이스크림을 했었다 하고

원하시면 럼은 없고 고급 빠넬랴 데낄라를

부어 드시게 해드리겠다 한다.

재수 좋은 순간이다.



고급 데낄라를 첨가할 수 있는 

수제 아이스크림에 

아주 진한 에스프레소

그리고 주인이 선심을 쓰는 

수제 밀크 사탕, 일명 미루꾸.

이 정도면 최상의 디저트가 아니겠는가!



카페서 나와 보슬비가 오고 간

길을 따라 내려가며

친구에게 알려줬다.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산에서 내려오는 옥류천을 

복개 공사해서 생긴 길이라고.

이 말을 하고 길을 보니

커다랗게 휘어진 라인이 

자연스럽고 멋들어지게 

시야에 들어왔다.



산책하듯 내려오는 길가에 

정감 가는 와인 집이 보였다.

친구가 들어가잖다

와인과 커피를 유독 즐기는 친구다.

나는 리즈너블 하게 하우스 와인을 주문하고

안주는 친구한테 넘겼다.


술이 앞에 있으면

여유 있는 열린 대화가 진행된다.

어디서 보니,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좋아 보였다고

친구가 얘기를 하길래.

까짓거 버킷 리스트에 넣으라고 했다.

꿈은 꾸라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잘 꾸면 가는 거고.

못 가도 난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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