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타러 가는 길

밑져야 본전, 못 먹어도 고!

by 에그페스토

캐나다의 버스는 자기 맘대로이다. 오고 싶을 때 오고 가고 싶을 때 간다. 그래서 수시로 앱을 통해 버스가 언제 오는지 확인해야 한다.


오늘도 그랬다. 언제 오려나... 하고 확인했더니 2분 뒤 도착이라는 것이다! 한국이었으면 다음 버스를 탔겠지만, 이곳은 캐나다. 놓치면 최소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확인하자마자 일단 급하게 밖으로 어나가는데 노인 한 분이 입구 중앙에 서 계시고 그 앞으로 차 두 대가 천천히 지나가고 있었다. 급하게 방향을 틀어 속도를 줄이고, 그 옆을 지나 다시 힘껏 달리려는데


이게 웬걸? 뿔 있는 사슴이 놀란 표정으로 날 보는 거 아니겠는가.

캐나다 앞머리 사슴

순간 버스를 잊은 채, 멈춰 서서 사슴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향해 돌진하는데, 버스가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때도 그냥 포기하고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방법이 있었지만, 캐나다에서 뚜벅이로 살며 느낀 것은, 버스 기사님들이 일단 뛰는 모습을 보시면 기다려주시곤 한다는 것이다. 1년간 쌓아온 나의 빅데이터는 '그냥 일단 뛰어!! 탈 수 있어!!'하고 내 발걸음을 재촉했고, 기사님은 다행히 나를 태워주셨다.


비록 출근 전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지만, 그 덕에 여유 있는 커피 한 잔과 근무를 시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