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이상의 총체적인 경험을 주는 오픈키친 미학
에그슬럿의 탁 트인 주방, 그 안의 풍경을 들여다보면 에그샌드위치의 맛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다. 훌륭한 음식 한 접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방의 온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 안에는 허투루 서 있는 사람이 없다. 재료를 준비하고, 주문받고, 요리하며, 손님에게 내는 것까지. 서로의 타이밍에 맞춰 제 역할을 할 때 주방에는 리듬과 신뢰가 생긴다.
많은 프렌치 레스토랑이 그랬듯, 에그슬럿도 브리게이드 시스템(Brigade System)으로 팀워크와 스피드를 다졌다. 헤드 셰프 역할의 엑스포 멤버가 주문지를 받아콜 아웃(Call Out) 하면 크루는 콜 백(Call Back)한다. 이 시스템으로 에그슬럿은 음식을 미리 만들어두는 퀵 서비스 레스토랑 방식을 거부하고 주문즉시 요리하는 쿡 투 오더(Cook to Order) 프로세스를 갖췄다.
에그슬럿 매장별 콘셉트가 다른데, 인테리어의 통일성을 위해서도 방점을 둔 게 바로 오픈키친이다. 인테리어 콘셉트를 잡을 때 음식을 준비하는 공간을 매장 중앙에 두는 것을 잊지 않는다. 모든 매장에서 사람들이 동선에 제약을 받지 않는 전제 아래, 오픈키친이 공간적으로나 미학적으로나 주인공이 되게끔 만든 것이다. 각 매장의 특색을 담는 와중에도 공통적으로 지킨 원칙이라면 바로 이것이다. 에그슬럿 매장을 찾은 게스트가 공간을 경험할 때 주방이 특별한 느낌을 줄 수 있게 하는 일 말이다.
에그슬럿 매장에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부터, 오픈키친의 풍경을 온 몸으로 느끼고, 포착해야한다. 크루들이 메뉴를 테이스팅 하는 모습, 그들이 서로 콜 아웃(Call Out)을 주고받는 모습까지. 공간을 완성시키는 건 결국 경험의 최종적 당사자인 게스트이기 때문이다.
편집 에그슬럿 글 하나 사진 예린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