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Eggslut 04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그슬럿 May 29. 2020

조엘 로부숑을 향한 찬란한 오마주

에그슬럿의 시그니처 메뉴 '슬럿'의 탄생 비화




푸드트럭 시절부터 선보인 에그슬럿의 시그니처 메뉴 슬럿은 '한 스푼의 천국'이라는 찬사를 얻으며 미식 평론가와 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있다. 유리병 속에서 천천히 수비드한 커들드에그와 포테이토 퓌레를 잘 저어서 바게트에 얹어먹는 창의적인 메뉴로 에그슬럿은 퀵서비스 레스토랑과의 확실한 차이를 알렸다. 이 슬럿에는 특별한 탄생 비화가 있다. 바로 세계 최다 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셰프, 조엘 로부숑의 시그니처 디쉬 포테이토 퓌레에 영감을 받은 메뉴라는 것.



조엘 로부숑은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메뉴를 선보이며 미슐랭 가이드 별을 30개 이상 획득하고 세기의 요리사로 인정받은 거장이다. 그는 세계 각지에 레스토랑을 오픈하며 지구 곳곳에서 사랑받았다. 그의 요리 철학은 간결했다. 한 접시에서 세 가지 이상의 맛이 나지 않는 것. 단순한 요리를 추구한 그의 대표 메뉴로 꼽히는 것이 바로 포테이토 퓌레, 슬럿의 모체가 된 바로 그 메뉴다.



셰프의 역작인 포테이토 퓌레는 조엘 로부숑이 어린 시절 먹곤 했던 매시트포테이토에서 시작된다. 곱게 으깬 감자의 녹녹한 기억, 언제나 메인 디시 옆에 함께였던 그 작은 메뉴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로부숑에게 유년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향수가 깃든 음식이었다. 포테이토 퓌레는 매시트포테이토의 간단한 레시피에 정성과 깊이를 더해 만들어진다. 재료는 간단하다. 감자, 버터, 소금, 우유. 이 평범한 재료들이 요령껏 어우러져 마치 크림처럼 부드럽게 완성되는 데는 대단한 조리 도구나 희귀한 향신료 따윈 필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로부숑의 정성 어린 손길과 마음이면 충분했다.



그의 퓌레는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음식평론가는 물론이고 미식가, 다음 세대 요리사에까지 지대한 영감을 주면서 사람들을 매료해 왔다. 그 매력에 매료된 이들 중에는 에그슬럿을 창립한 앨빈 카일란도 있었다. 그 역시 이 포테이토 퓌레에 영감을 받아 슬럿을 개발했다.



미국의 어느 도로에 세워진 푸드트럭, 움직이는 작은 식당으로 시작한 에그슬럿은 꾸준함을 미덕으로 삼아 슬럿을 선보였다. 정성스러운 손길로 천천히 자리를 잡아 나간  메뉴는 느긋하게 완성되어 손님에게 내어졌고, 부드러운 슬럿을 바게트 위에 얹어 베어  손님들은 한결같은 표정을 짓곤 했다. 어린 시절, 할머니가 내어준 간식을 먹을 때와  닮은 바로  표정이다.



어느덧 에그슬럿은 지구 구석구석에 이름을 알리는 에그샌드위치 전문점이 되었지만 푸드트럭 시절과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정겨운 푸근함과 “아 맛있다!”고 외치게 되는 마음의 울림일 것이다. 슬럿은 로부숑의 포테이토 퓌레와 닮았다. 음식에 깃든 간결함과 단순함, 깊은 풍미, 지극한 본질 깊숙이 파고들었다는 점까지도 꼭 그렇다.



에그슬럿의 레스토랑 개발 매니저 하이메 곤잘베스는 말한다. ‘슬럿은 조엘 로부숑의 포테이토 퓌레를 향한 찬란한 오마주’라고.



편집 에그슬럿  이주연 사진 예린 목, 에그슬럿



이전 03화 오픈키친, 미각 너머의 다이닝 경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