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사람(1)-연습실 아티스트

#천왕성 #자아 #에고고프로젝트

by 에고고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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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사람> 시리즈
이 시리즈는 1편 이상으로 기획된 완성 지향형 프로젝트입니다.
'커버곡 촬영 및 업로드'라는 구체적 목표 아래, 이를 수행하면서의 과정과 생각을 담고자 합니다.
꾸준히 봐주시면 결과물 볼 날도 있으실 걸요? 아마...?
그러니 응원해주셔요!



일요일 오후. 어쩐지 체력이 회복되질 않아 연거푸 잤는데도 일어나기 쉽지 않았다. 느지막한 시간에 겨우 일어나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고 싶어 배달앱을 켰다. 커피를 기다리는 동안 휴대폰을 뒤적였다. 메시지, SNS 등 더 이상 확인할 게 없어져서야 음성 메모 앱에 들어갔다. 지난 목요일에 녹음해둔 것을 재생했다. 오, 잘하네. 그래, 오늘이다! 촬영을 하도록 하자!


지난 5월 초. 커버곡을 정하기 위해 코인 노래방에 갔었다. 한 곡도 빠짐없이 녹음해왔고, 틈 날 때마다 들었다. 집중해서도 듣고, 일하면서 배경음악 삼아 대충 듣기도 했는데 매번 좋았던 곡. 그 곡으로 해야겠다 생각했다.


종현 - 하루의 끝


정말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곡. 이 아티스트 곡엔 힘이 있다. 마음의 바다에 제방을 쌓아 감히 넘치지 못하게 해온 것을 잠시 흘러넘치게 하곤, 다시 잔잔하게 만드는 힘. 이유가 있는 날이든, 이유가 없는 밤이든. 이 곡을 들으면 앞뒤 생각 없이 침대에 엎어져 이부자락 끌어안고 엉엉 울 수 있었다. 수고했다고 말해주는 따스한 목소리에 잠시 쉴 수 있었다.


감히 원곡처럼 부를 순 없지만, 덤덤하게 부르는 내 노래가 듣기에 좋았다. 일주일 남짓. 불확실한 음정을 바로 잡는 연습을 했다. 원룸이라 큰 목소리로 부를 순 없지만, 자그맣게 부르면서 녹음하고 또 들어보길 반복했다. 곡은 이쯤이면 완성된 것 같고 촬영 장소를 골라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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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앱에 '연습실'을 검색했다. 알게 모르게 연습실이 많이 있었다. 입시생이나 프로를 위한 것치고는 좀 많았다. 바야흐로 자기 PR을 시대. 많은 사람들이 유튜버에 도전하는 세상. 댄스 연습을 할 수 있는 A홀과 피아노가 비치되어 보컬 연습하기 좋아 보이는 B홀이 있는 연습실을 선택했다. 큰 공간은 필요하지 않았기에 시간당 3,000원인 B홀을 1시간 예약했다.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있는 공간. 이따금씩 소독약인지 제취약인지가 취익취익 나오기도 했다. 나는 스탠드 조명과 의자를 비치하고, 챙겨 온 아이패드와 아이폰, 안드로이드 공기계를 세팅했다. 대충 어떻게 사용할지 구상을 하고 왔는데도, 촬영 각도를 구상하는 데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제대로 된 촬영은 20분도 채 하지 못한 것 같았다.



한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다음 예약자가 오기 전에 얼른 사용한 물품을 원복 시켰다. 집으로 돌아와 촬영한 영상을 다시 보았다. 노래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시선처리가 엉망이었다. 나름 곡 분위기에 맞춘다고 차려 입고 간 옷도 어쩐지 촬영본에서는 영 안 어울려 보였다.


다음 예약 시간을 살펴보니, 가능한 시간은 오후 10시. 오 마이 갓!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영상 찍겠다고 화장도 다 했었는데. 다른 날로 미루고 싶지 않았다. 다른 일 하면서 조금만 기다리지, 뭐! 10시부터 11시까지 다시 한 시간을 예약했다. 다음에 또 영상을 찍게 된다면 한 번에 기본 2시간 이상 예약해야겠다, 생각했다.




오후 10시. 생각보다 일요일 시간은 금방 갔다. 두 번째라고 조금 익숙해져서 처음보다 빠르게 세팅을 마쳤다. 조금 더 차분한 옷으로 입었는데, 잘 어울리려나? 고민하면서 첫 촬영을 진행했다. 그런데... 아니, 분명히 똑같이 세팅한 것 같은데? 영상 느낌이 달랐다. 다시 훌륭한 세팅을 찾느라 시간을 썼다. 촬영 버튼 누르고, 자리에 앉고, 다시 일어나 촬영 멈추고 촬영본 보고 세팅 조정해서 다시 촬영 버튼 누르고... 쉽지 않으리란 건 예상했지만, 정말 쉽지 않구나! 딱 한 명만 더 있으면 훨씬 시간이 절약될 텐데! 팀으로 활동하는 유튜버가 굉장히 부럽고 존경스러워졌다. 전보다 더.


어쨌거나 첫 방문 때보다 두세 번은 더 촬영할 수 있었다. 가장 마지막 촬영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노래도 나쁘지 않았고, 시선처리도 첫 촬영 때보다 자연스러웠다. 이제 겨우 촬영 마쳤고, 가장 악명 높은 편집이 남았다.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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