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의 비율

#천왕성 #자아 #에고고프로젝트

by 에고고 프로젝트

나는 꿈을 좇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꿈이 있는 사람의 눈은 빛난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세상 거창하고 막연한 꿈이라도 상관없다. 꿈을 원동력 삼아 하루하루 최선을 다 해 살아가는 사람이 좋다.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전진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그 사람에는 나도 포함이다. 나는 내가 꿈을 좇을 때 자아존중감이 생긴다. '제대로 살아가고 있구나' 감각한다. 내 꿈은 글을 쓰는 것이다. 직업을 꿈으로 말하긴 싫다. 5년 간 누가 시켜줘야만 하는 직업이 꿈이었던 적 있는데, 실로 좌절스럽기만 했다. 여느 강사가 강조한 것처럼, 꿈을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로 꾸려한다. 그래서 내 꿈은 '작가'가 아니고, '글을 쓰는'이다. 잠깐. 그럼 이거, 동사인가?


어쨌거나 그간 입으로만 꿈을 떠들어 대고, 실제로 쫓진 않아서 스스로가 미웠다. 삶을 사랑할 수 없었다. 해서, 8월부턴 다른 삶을 살리라 다짐했다. 업무 보는 시간과 꿈을 좇는 시간의 비율을 나눠보자. 어떤 비율이 좋을까? 1:9는 꿈에게 미안하잖아. 이룰 확률이 없어 보인다. 2:8은 어떨까? 생계를 유지해주는 건 결국 꿈이 아니라 일이다. 하니 3:7은 아직 무리 수다. 꿈이 수익을 낸다면 그때부터 조금씩 올려야지.

결국 2:8이다. 어쩐지 딱 좋은 시간이다. 보통 하루 8시간 근무로 생각하면, 하루 2시간은 글은 써야 한다. 하지만 내 업무 스케줄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보통 10시간이 기본이고 추가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2시간을 고정적으로 빼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주말이 있으니! 평일 1시간씩 5일 배분하고, 주말 하루에 5시간을 쓰자,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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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출근 1시간 전에 카페에 들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함께 1시간만큼은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말고 글을 쓰자. 그렇게 첫 주인 지난주 5일 내리 카페에 들렀다. 하루를 사랑하는 일로 시작하니 행복했다. 뿌듯함은 절로 따라왔다. 카페인으로 본격 적셔지기 전의 말랑한 두뇌로 아침의 산뜻한 집중력을 끌어모아 쓰니, 어쩐지 글도 명문만 쏟아져 나오는 것 같았다.


그리고 주말. 5시간을 써야 하는데 회사에서 일이 터졌다. 월요일까지 중요한 보고를 올려야 한다. 목요일에 그 사실이 정해져, 금요일에 오롯이 보고 준비를 했는데도 영 어쩔 수 없었다. 마무리는커녕, 기승전결의 기만 겨우 시작한 모양새. 어쩔 수 없이 주말을 희생해야 했다.


토요일엔 병원에 들렀다 카페에서 잠시 글을 쓰고 친구들을 만났다. 일요일엔 잘 쓰던 노트북이 부팅이 안 됐다. 당장 써야 할 글과 작업할 보고 문서가 한가득인데! 어차피 노트북 한 대 사려고 했던 차. 전자마트 두 군데를 들렀지만, 예산을 훨씬 초과하는 노트북만 잔뜩이었다. 예산보다 낮은 전시가 제품도 있었지만, 급하게 사서 체하고 싶지 않았다. 애인의 노트북도 빌려봤지만 엑셀이 되지 않았다... 주저앉아 울고 싶은 기분이 되었다.


낡은 서랍 속 고이 숨겨뒀던 12년 차 맥북을 꺼냈다. 거의 2년 만에 열어 본 셈이었다. 부팅에는 시간이 꽤 걸렸지만, 이것저것 정리하고 나니 제법 쓸만했다. 저녁 식사도 컵라면을 때우고 열나게 일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이 시간. 자정이다. 꿈에 5시간은 무슨. 주말에 일만 5시간 넘게 했다. 글 쓰는 데는 1시간도 투자하지 못했다. 이 글을 쓰는 이 시간은 논외였는데, 생각해보니 이 또한 꿈을 좇는 작업이니 포함시켜야겠다. 그러면 겨우 1:9 정도 되나 보다. 그래, 일단은 시작이니까. 이번 주 목표는 처음부터 1:9였던 걸로... 다음 주엔 기필코! 2:8의 비율로 꿈을 좇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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