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성 #자아 #에고고프로젝트
하루 만에 기온이 15도 이상 떨어진 추운 밤입니다. 겨울이면 매번 찾아오는 추위인데도 얼굴을 에는 매서운 바람이 좀체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금일을 마지막으로 000이 사라집니다.
그간 다방면으로 도움주신 담당자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이쯤 썼을 때 찾아왔다. 예고도 없이 불쑥. 회사에 다니면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할 거라 생각한 그것. 눈물.
메일에 쓴 것처럼 갑자기 날이 추워져 눈이 시리기라도 한 것인지, 한번 눈물샘을 타고 올라온 그것은 눈자위를 가득 채우고도 마르지 않아 결국 또르르 떨궈지고 말았다. 대충 그러다 말겠거니 하였는데, 어쩐지 감정은 쉬이 말을 듣지 않는 야생마처럼 더욱 날뛰기만 해 결국 복도로 도망쳤다.
담당하던 서비스가 종료됐다. 이제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 큰 회사는 아니라도 이 짧은 경력에 서비스 종료 경험까지 해볼 줄은 몰랐는데... 그럼에도 덤덤했다. 불안정함은 누구보다 담당자인 내가 가장 잘 알았고, 회사에서도 계륵처럼 여기고 있음을 오래전부터 인지하고 있었기에, 언제 닫아도 닫히겠거니 생각해온 덕이다. 해서 마지막 날까지 끝끝내 덤덤할 줄 알았다.
그런 내가 울다니? 회사에서 울다니! 여자 화장실 옆 복도에는 큰 창이 하나 있다. 입을 틀어막고 부들부들 떨며 울었다. 이미 어둑어둑해진 땅에 가로등이 밝게 들어왔다. 눈물 때문에 라식을 막 마쳤을 때처럼 빛이 번져 보였다. 원인을 알 수 없었다. 그저 지나간 미팅들과 처음 서비스를 맡았을 때 어리숙했던 나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을 뿐. 이것은 슬픔도 아니고, 서러움도 아니었다.
굳이 찾자면, 허망함이었다. 종이에 찍어내는 책이라서 눈앞에 남아있는 것도 아니고, 포장지를 찍어내서 70년간 썩지 않고 바다를 떠도는 것도 아닌. 인터넷 서비스는 그저 링크만 하나 없애면 모든 게 사라지고 마는. 허망한 바다였던 것이다. 지난 3년의 노력이 정보의 허망한 바다에 물거품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지금 회사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설렘을 느꼈다. 과거에 봤던 <WWW.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드라마를 떠올리며 열정을 부르짖은 적도 있었다. 실제로 드라마에서처럼 며칠 밤을 새우고 일하거나 병원에 입원해서도 노트북을 열어보는 경험도 했다. 그런데 서비스 닫는 경험마저 똑같이 하게 될 줄 몰랐지..
겨우 진정하고 사무실에 돌아오자 모든 역경을 함께 한 동료들이 휴지를 들고 자리에 찾아왔다. 그들 얼굴을 보자 참았던 눈물이 다시 터져 나와서 황급히 "가주세요." 말했지만, 동료들은 가주지 않았다. 얼마간 그렇게 조금 더 눈물을 흘리다 오후 8시. 담당자들에 메일을 보냈다. 한참 다른 업무를 보는데, 그 시간에 답장이 도착했고, 단짝이라도 되는지 눈물도 연이어 도착해서 진을 뺐다.
그렇게 자정. 서비스가 사라졌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유저들도 사라졌다. 칭찬보다는 욕을 더 많이 했을 유저들. 거래처 담당자들과도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는데 여전히 이별하지 못한 듯하다. 보이지 않는 것과 이별하는 것은 더욱 어렵구나. 대단히 사랑한 것도 아니었으면서. "000 서비스 담당자입니다"라고 나를 설명하는 것이, 나를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어느새 그는 세월을 타고 내 자아 일부가 되었구나. 너무 늦게 깨닫고 말았다.
안녕, 나의 유저. 안녕, 나의 마이홈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