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Anthony Browne
나는 빌리처럼 걱정이 많은 아이였다. 밤이 늘 무서웠다. 쉽게 잠들지 못했다. 눈을 떠도 무서웠고 눈을 감아도 무서웠다. 한여름에도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써야만 간신히 잠이 들었다. 이불 밖으로 나온 손과 머리를 누군가 와서 툭 잘라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방학 때마다 놀러 가던 시골 할머니 댁에서는 더욱 그랬다. 사촌들과 다 같이 다닥다닥 붙어서 잠을 잤는데도, 나는 새벽녘까지 뒤척거리며 어서 아침이 오길 바랐다. 그때만큼은 이상하게 엄마가 그리웠다.
잠깐 눈을 감았다 뜬 것 같은데 벌써 지금 여기다. 기억할 수 없는 어느 시점부터 나는 공포도 걱정도 없이 잠을 자게 되었다. 실재하지 않는 어떤 형상을 무서워하고 슬픈 일이 생길까 걱정을 하던 아이는 어느새 자라서 환상을 믿지 않는 어른이 되었다.
이제 걱정은 좀 더 현실이 되었다. 머리에 뿔 달린 괴물이 아니라 밤길 사람이 더 무섭고 내 가족을 이상한 나라에서 잃는 걱정이 아니라 사고나 병으로 잃을까 걱정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걱정과 불안으로도 잠을 놓치지는 않는다. 노인에 가까워지는 어른이 되면 길고 긴 밤을 꼬박 새우게 했던 불안은 점점 줄어드는 것일까. 살아보니 나이를 이기는 걱정은 없다. 세월을 이기는 불안도 없다.
요즘 아이들의 걱정과 불안, 어른에 좀 더 가까운 아이들은 미래를 걱정한다. 취직 걱정하느라 사랑을 미룬다. 다 똑같이 최선을 다하니 불안은 계속된다. 그저 현재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걱정과 불안은 오히려 미래가 보일 때, 미래가 기다려질 때 생기는 감정일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자꾸 어른에 가까워지는 아이들에게 걱정 인형 하나씩 마련해 주고 싶다. 이런 말이 위로도 해결책도 아니라는 건 잘 알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말해주고 싶다. 괜찮다고, 나도 그맘때는 다 그랬다고, 그런데 살아보니 별거 아니더라고….
“Well fancy that, love,” she said.
“You’re not silly. When I was your age I used to worry like that.
I’ve got just the thing for you.”
“참 재미있는 상상이구나, 아가야,” 할머니께서 말씀하셨어요.
“네가 바보 같아서 그런 게 아니야. 나도 너만 했을 때 그런 걱정을 많이 했단다.
마침 너한테 줄 것이 있구나.”
* used to + 동사원형
과거의 습관을 나타내는 준조동사
과거에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행동 또는 존재 → 지금은 더는 일어나지 않는 행동 또는 존재하지 않음
* I used to worry like that.
나는 그런 비슷한 걱정을 하곤 했다. → 지금은 걱정하지 않는다.
* ‘~하곤 했다’ would와 비교
would는 과거의 습관적이 ‘행동’ 일 때만 사용한다.
* 주의
① be used to + (동)명사
‘~에 익숙하다’
I am used to studying in the morning.
② be used + to 부정사
‘~하는 데 사용되다’
This box is used to put my toys.
used to + 동사원형 ~하곤 했다. (지금은 아니다)
be used to + (동)명사 ~에 익숙하다.
be used + to 부정사 ~하는 데 사용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