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사진 찍으며 쓰는 글-10
당신과 함께하는 것이 곧 여행의 시작과도 같을 겁니다.
여행의 첫 준비는 설레고 기대되고 모든 것이 아름다울 것이라 막연히 생각하고 떠납니다. 모든 경로에서 큰 깨달음을 줄 것 같으며, 사이의 모든 만남이 낭만적일 것이라 생각하고 출발합니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죠. 하지만 여행은 여행이기에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당신과 저의 경험이, 관점이, 가치관이, 꿈이 만나는 것입니다.
여행이 주는 것은 곧 본디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거나 가지고 싶은 것을 깨달아 가는 것일 겁니다. 아무것도 없던 것을 주는 것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여정이 더욱 당신과 저를 닮은 여행이 되기 위해서는 솔직해야 합니다. 나의 생각과 당신의 생각을 온전히 이해하고, 아름다운 것만이 아닌 도덕적인 생각과 비도덕적인 생각 모두를 솔직하게 나누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에 부끄럽지 않아야 합니다. 당신과 저는 성인聖人이 아닙니다. 그저 성인成人입니다. 우리는 완벽한 번뇌를 이루어낸 부처도 아닙니다. 그저 탈속하지 못한 미물들이겠죠. 모든 사람은 그런 겁니다.
상황만 있을 뿐, 절대적인 정의는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당신과 나는 우리의 생각에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겁니다.
항상 감사하겠습니다. 후회하고 반성하겠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이해하겠습니다. 용서하고 용서받겠습니다. 하지만 웃는 얼굴로 철저히 계산하겠습니다. 모든 여행에는 예측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기에 항상 경계하겠습니다. 당신을 제외한 만물에 불신하겠습니다.
당신과 함께하는 모든 여정에 부끄러움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단순히 모든 것이 아름답기를 운명에다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