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케이션이 트렌드라고 한다. 단순히 재택근무를 하는 게 아니라 정해진 사무실을 떠나 새로운 곳, 낯선 환경에서 일하며 쉬는 걸 일(Work)과 휴가(Vacation)을 합쳐서 워케이션(Workation)이라고 부른다. 이런 일은 최첨단을 달리는 IT업계나 대기업을 다니는 사람들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전국에서 최초로 공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공주시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들이 3박4일 워케이션을 떠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을 진행했다. 과연 워케이션은 무엇일까? 말로만 들었던 그걸 직접 경험 해 본 행운의 주인공을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공주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공주새일)에서 진행 한 워케이션에 참여한 경험담을 듣고자 모셨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성애 안녕하세요. 저는 성심재가복지센터 박성애 수석팀장입니다.
이번 워케이션 프로그램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박성애 공주새일과는 직원 채용에 도움을 받기도 하고 중간관리자 교육 같은 게 있으면 참여하기도 했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고 소개를 받아서 저랑 직원이 함께 참여했어요.
보령에서 지낸 시간은 어떠셨나요?
박성애 저희는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 보령으로 다녀왔고요. 잠은 호텔에서 자고 매일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들었어요.
첫날은 퍼스널 컬러 컨설팅을 받았어요. 아무리 대상자가 어르신이라고는 해도 모니터를 갈 때라든지 업무를 진행할 때 사실은 신경 쓰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요즘 퍼스널 컬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니까 관심은 갔는데 바빠서 직접 들어볼 기회는 없었어요. 그런데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둘째날은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라고 배려해 주셨는지 대천해수욕장에 짚트랙이 있더라고요. 밑을 쳐다보면 나 죽는 거 아닌가 싶어서 제대로 잠근 거 맞냐고 계속 확인에 확인을 했는데 이게 무서워서 죽는 사람은 없다고 얘기하시더라고요.(웃음)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보자는 생각에 올라가긴 했는데 처음에 ‘이제 발 떼고 뛰세요.’ 하는데 이걸 뛰어야 돼 말아야 돼...... 이랬는데 막상 뛰고 나니까 그 스릴감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소리도 지르고 무섭기도 했지만 나중에는 또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일정 중에 신기했던 것 셋째날 갔던 브루어리 양조장이에요. 사실 보령하면 머드가 많이 생각 나잖아요. 그런데 그 머드를 통해서 맥주를 만드시더라구요. 깜짝 놀랐어요. 사실 제가 술을 한잔도 안마시기 때문에 별로 관심은 없었는데 그래도 준비해 준 프로그램이니까 한 번 가보자는 정도였거든요. 사실 뭐든지 개척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닌데 보령 특산물을 이용해서 맥주를 만든다는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놀라웠어요. 대단하시구나 놀라기도 하고, 그렇게 도전하는 것도 멋있고, 속으로 이게 잘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3박4일을 알차게 보내셨네요. 그래도 워케이션이라 일도 해야 할텐데 불편하지는 않으셨나요?
박성애 호텔 안에 있었고 요즘 호텔은 와이파이가 다 되잖아요. 급하게 요양보호사님이 일정 변경이나 등록을 해달라고 하는 부분은 저희가 USB에 담아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바로바로 업무 진행할 수 있었고요, 공주새일에서 따로 업무용 공간도 마련해 주셨더라고요. 근데 또 차를 타고 조금 이동해야 되는 부분이 있다 보니까 바로바로 호텔에서 업무 보고 최대한 저한테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려고 했어요. 숙소도 좋은 데를 잡아주셔가지고 바로 앞이 해변가이기 때문에 바다 소리도 들리고 밀폐된 공간 보다 차라리 이게 더 좋았어요. 시간 날 때마다 바닷가에서 제가 좋아하는 어싱(맨발 걷기)도 하고요.
업무 보면서 사이사이 쉬는 게 휴식이 되나요? 재택근무랑 비교하면 어떠셨어요?
박성애 코로나 기간에도 재택근무를 하기는 했어요. 그렇지만 집에서는 눈 돌리면 집안일이 쌓여있잖아요. 마음 편히 쉴 수가 없어요. 아무도 챙길 사람 없이 사이사이 바다가 보이는 호텔방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까운 카페로 노트북만 가지고 나가도 되니까 뭘 해도 마음이 편하고 업무 전화가 오는 것도 더 짜증스럽지 않았던 거 같아요. 게다가 직원과 함께 가서 평소에 사무실에서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많이 나눌 수 있었어요. 종일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라다니는 워크숍이랑도 다르게 스스로 여유 시간을 조정 할 수 있으니까 함께 할 수 있는게 많았어요.
워케이션 장소로 보령은 어떠셨어요?
박성애 이왕 휴가를 간다고 하면 일부러 좀 먼 곳을 가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가까운 충남권에서는 더 다녀볼 일이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바다도 너무 좋고 커피가 맛있었던 카페, 싱싱한 수산물을 살 수 있었던 어항, 머드로 만든 맥주 등 기대보다 더 다양한 보령을 본 거 같아요. 가족들과 또 와야지 라는 생각이 드는 거 보면 확실히 좋은 경험이었어요.
워케이션 경험이 개인적으로 어떤 느낌이었나요?
박성애 아무래도 이게 완전히 휴가가 개념이 아니라 업무의 연장선이라고 봐야 되지만 장소가 바뀌었다는 것 만으로도 업무하는 긴장감하고는 좀 차이는 있더라고요. 그리고 휴가가 완전히 제가 정말 일을 다 내려놓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지만 오히려 휴가 때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하느라 사실 쉬는 게 쉬는 게 아닐 때도 있고요.(웃음) 사실 저희 업무가 휴가라고 완벽히 손을 놓기는 어려워요. 저도 중간관리자다 보니 급하게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을 관리해야 할 일이 있거나 수급자 어르신한테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빨리 대처를 해야하거든요. 휴가 때는 급한 일이 생기면 더 허둥대기도 하는데 이건 언제든지 일을 볼 수 있는 공간이랑 사이사이 쉴 수 있는 공백이 있어서 오히려 더 여유를 즐긴 거 같아요. 그러면서 제 일을 다시 보는 계기도 됐고 기관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도 더 높아졌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경험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어떤 면에서 추천하나요?
박성애 자연을 보고 쉬는 것도 좋지만 워케이션은 또 다른 매력이 있거든요.
우리 같은 사회복지사들은 어르신들을 만나거나 요양보호사님들을 관리하는 부분에서 조금 더 내가 여유로워지고 수용할 수 있는 부분들도 넓어지는 것 같고요.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거는 워케이션을 이해하고 지지해 줄 수 있는 센터장님들의 마인드인 것 같아요. 그 배려가 없다면 사실 불가능한 질문이고요. 왜냐하면 만약에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 했을 경우에 센터장님들이 커버를 해 주시거나 주변의 도움 없으면 힘들거든요. 저희 센터장님은 사회복지사들이 본인 스스로의 역량을 좀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항상 말씀하시고 이런 기회를 통해서 내 자신이 더 풍성해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권해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저희 센터에도 감사하지만, 다른 센터나 기업에서도 직원들을 대상으로 꼭 추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끝낸 소감이 어떠신가요?
박성애 직장을 다니면서 다만 일만 한 게 아니라 내가 이런 경험도 했지 하는 또 하나의 추억거리가 생겼다는 게 좋아요. 나중에 언젠가는 직장을 그만두게 되겠지만 그때 뒤돌아봤을 때 일하느라 바쁘고 힘들었던 것만이 아니라 ‘그때 그게 너무 좋았어. 너무 좋았고 그런 게 있으면 또 가고 싶어’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웃을 수 있잖아요.
출처 : 충청인사이트(cc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