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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스막골 Jul 07. 2023

[편지] 다 때려치우고 싶어?

세상을 살다 보면 진짜 힘든 날이 있어. 되는 일도 하나 없고, 모두 나를 미워하는 거 같고, 세상이 내게만 잔혹하게 구는 날.

힘들고 아픈 날을 이겨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 슬픈 영화를 보며 영화를 핑계로 울 수도 있고,  쓴 소주 한 잔을 하며 실컷 화를 내보기도 해.

괜찮아.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너무 힘들면 좀 아프다고 하소연을 해도 돼.


딱 하나 가능한 이것만 하지 마. 지금 해야 할 일이 있는데 다 덮어버리고 술 마시기.

참다 참다 너무 괴롭고 힘들어서 그럴 수도 있어.

그런데 술을 마시고 피곤한 상태에서 어제 못다 한 일들로 변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그땐 스스로에게 실망하게 돼.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들에게 서운해질 수도 있지.

사실 이 사람들이 내가 전날 밤 소주를 들이켰던 이유가 아닌데 말이야.


지금 이렇게 말하는 내게도 서운할 수 있어. 그게 가능한 정도면 힘든 거냐고.

아니 내가 내 일을 마무리하고 다른 사람들이나 내게 떳떳해지는 건 내 상처랑은 상관이 없어.

그건 그냥 내 일이야. 내 마음과 내 일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는 훈련을 해두도록 해.


물론 힘들어. 당연히 힘들지. 그렇지만 한 번만 해봐.

그럼 아무리 힘들어서 밤새 울고 불고 했어도 다음 날의 나를 지킬 수 있어. 이건 나를 지키기 위한 거야.


나를 지켜둬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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