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새일 교육생에서 협동조합 이사까지
(이하 공주새일)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취ㆍ창업 후에도 사후관리를 통한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돕고 있다. 공주새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수료한 여성들이 공주시 곳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공주시의 첫 제로 웨이트샵을 운영하는 탄소영 협동조합 권미경 씨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탄소영협동조합 이사 권미경입니다.
Q. 탄소영협동조합은 공주시의 첫 제로 웨이스트샵이라는 중요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탄소영'은 탄소중립 또는 탄소제로라는 단어와 마찬가지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자는 뜻입니다.
평소에도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가능한 일회용품을 안 쓰고 텀블러를 들고 다니거나 재활용을 철저히 하려고 노력했지만 그전까지는 저도 개인적인 활동이었어요. 그런데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공주새일에서 '탄소중립 제로웨이스트 협동조합 창업과정'을 듣게 되면서 함께 수강한 사람들과 협동조합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그럼 그전에는 다른 일을 하셨나요?
저는 고향이 공주이고 학교도 공주에서 다녔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쭈욱 대전에서 생활을 했어요. 잠깐 공주에서 직장 생활을 한 적도 있지만 친구들이 다들 타지로 떠나니까 그때는 왠지 저도 더 큰 도시로 나가야 할 거 같았거든요. 그런데 대전, 충남, 충북이 바로 옆 같지만 사람도 문화도 다르다는 걸 많이 느꼈죠. 그렇게 10년을 타향살이를 하다가 2021년 가을쯤에 잠깐 쉴 생각으로 고향인 공주로 돌아왔어요. 그때 취미 삼아 이런저런 공부를 하다가 지인이 공주새일의 '탄소중립 제로웨이스트 협동조합 창업과정'을 소개해줬어요. 마침 환경에 관심이 있던 차에 재미있겠다 생각했죠.
Q. 공주새일을 만나기 전에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건 아니었네요.
네, 맞아요. 창업을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건 아니었고 협동조합이라는 형태도 사실 잘 몰랐습니다. 저도 직장 생활만 해봤지 내가 과연 이런 도전을 할 수 있을까 믿기지 않았어요. 하지만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함께 있어서 가능했던 거 같아요.
Q. 창업 과정이 궁금하네요. 더 자세히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공주에 돌아온 게 21년도 가을쯤이고 창업과정은 22년도 5월에 시작했어요. 활동가였던 지인 추천으로 같이 프로그램을 듣고 협동조합도 같이 만들었습니다. 5명이 함께 시작했는데 저를 추천해 줬던 지인이 이사장이고, 저와 네 명은 이사로 등록되어 있어요. 5명이 함께 지금 있는 공간을 알아보느라 열심히 발품 팔고 임대하고 하나하나 저희 손이 안 닿은 곳이 없죠. 조합원들 중에는 열정적으로 환경 교육도 하는 분들도 있고 저 역시 함께하면서 배우고 함께 실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Q. 겸손하신데요. 아이디어가 톡톡 튀고 디자인도 잘하신다고 하던데요.
협동조합이라는 게 서로 다른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각자 경험도 가지고 있는 능력도 다른 거 같아요. 저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이어나가는데 관심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새로운 일에 재밌는 이름을 붙이거나 디자인으로 표현해 내는 일을 좋아하고요.
공주시에서 주관했던 공모전에서 유구의 색동으로 우산을 만드는 아이디어로 대상을 받은 적도 있어요. 색동 양산이 단순히 실용성을 넘어 패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아이디어가 이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공주새일에서는 또 어떤 도움을 받으셨나요?
협동조합을 만들었지만 저희도 다 처음이고, 제로 웨이스트 샵이라는 개념도 공주에서 낯선데 하필 코로나까지 터져서 사실 쉽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저희가 가치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라 쉽게 포기할 수가 없어서 지금까지 열심히 버텨냈습니다. 그동안 공주새일에서는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저희랑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저희를 가르쳐주셨던 강사님과 함께 저희가 단계마다 부딪히는 문제들을 함께 고민해 주고 필요하면 기관이나 해결 방안을 만들어나갔죠. 저희끼리만 운영했다면 모든 게 처음인 상황에서 코로나까지. 아마 못 버티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렇게 한 해를 버티고 나니 한 번 두 번 찾아주셨던 분들이 소개를 해주시고 교육을 위해 불러주세요. 아무래도 코로나 기간 동안 시민들에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더 많이 생긴 거 같아요. 저희도 발맞춰 더 노력해야죠.
Q. 마지막으로 지금도 공주새일에서 열심히 취ㆍ창업을 준비 중인 분들께 해줄 말씀이 있을까요?
저도 아직까지 부딪히고 깨지는 중이라 감히 뭐라고 조언드릴 건 없어요. 단지 저 역시 내가 공주새일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런 경험을 하고 이렇게 시야를 넓힐 기회가 있었을까 생각해요. 공주에 돌아온 지 2년도 안된 걸 생각하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더라고요. 아마 확실한 비전을 세우고 공주새일의 문을 두드린 분은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호기심 반 두려움 반 이겠죠. 그렇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교육도 받고 특히 공주새일 상담사 분들과 솔직하게 의견을 나눠보시면 많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저 역시 지금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어딘가에 전화하고 지금도 내 일처럼 같이 고민해 줄 전문가가 있다는 게 많은 힘이 되니까요.
모두 좋은 일만 있으셨으면 좋겠다는 게 제 마음입니다.
2023년 6월 22일 충청인사이트 정종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