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충남 청년 정착 지원 프로그램 'Life Arts Camp in Gongju'가 2주 동안의 여정을 마쳤다.
청년 정착 지원 프로그램은 타 도시의 청년들이 충남지역 안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공주시는 '예술(art)'를 핵심 테마로 다루었다.
'Life Arts Camp in Gongju'를 주관한 공주시청년센터의 이다현 센터장은 그 이유에 대해 "공주시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문화재가 3개나 될 정도로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도시이지만 문화재만으로 청년들에게 이 도시의 매력을 보여주기엔 아쉽다고 생각했다"며 "공주시민들이 삶에서 어떻게 예술성을 발휘하고 사는지를 보여주며, 청년들이 잠재된 예술성을 공주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 캠프에 참여한 청년들은 총 9명으로 서울, 대전, 광주 등 전국 각지에서 왔고, 대학생부터 간호사, 유치원 교사, 창업가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신청 사유도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로컬 크리에이터에 대해 조사하다가 공주를 알게 돼서, 공주에 정착하기 전에 탐색 과정으로 선택하는 등 다양했지만, 공통적인 건 바쁜 생활 속에서도 자기 자신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탐색하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이다.
이번 캠프의 과정을 살펴보며 지역 살이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하게 관광지를 둘러보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사람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참여하며 느끼고 싶어 한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손님을 맞는 일이 원주민들에겐 어떤 영향이 있을까?
참여자들은 공주시에서도 제민천 중심으로 걷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 과정 안에 청년들을 만나고 이곳의 삶을 보여준 사람들이 있다. 다이얼팩토리 대표이자 커뮤니티 디자이너 이병성, 공주시 최초 독립서점 주인 서동민, 삶을 사유하는 한울 요가 배경아, 맥주와 책을 매개로 환대하는 공간 미정 작업실의 허미정, 가야금으로 다른 예술장르와의 협업으로 다양한 공연을 펼치는 홀가분 가야금 스튜디오 성유진,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지속적인 사회적 교류를 지원하는 (주)이퀄컴퍼니 김기석, 취향 제작실 안서현, 청년 화가 김진솔, 앙금 꽃으로 장식하는 수제 떡 케잌 금선경, 원목의 질감과 자연스러움을 전하는 솔 공방 김성일, 블루베리 농장을 운영하는 (주)베리베리팜 임채섭 금승원 부부가 그들이다.
2020년까지 서울, 독일 베를린에서 가야금으로 프리랜서 연주자로 활동하고 고향으로 돌아온 홀가분 가야금 스튜디오의 성유진 씨는 "제가 이 나이 땐 이런 프로그램을 찾아보거나 신청할 생각도 하지 못했는데,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일들을 하는 친구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계기로 공주에 온다는 게 저로선 신기한 일이었다"며 "가야금으로 재즈, 즉흥 음악 등 다양한 장르와 협업 연주가 인상적이고, 함께 해보고 싶다는 한 청년의 얘기를 듣고, 아티스트로서 나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려는 도전과 즐거움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고 전했다.
캠프의 주요 워크숍과 공유회를 맡았던 이병성 씨는 "공주 제민천 마을에서 지역 탐구와 지역 살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한 지 벌써 3년이 되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공주시청년센터에서 기회를 만들어 전체를 운영했고 저와 주변 동료 청년들은 우리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입장으로 협업하는 소중한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공주에서 만난 보물을 찾아 전시하는 공유회를 연 참여자들은 가장 큰 보물로 '사람'을 꼽았다. 청년들 눈에 비친 공주의 보물을 설명한 문장들을 옮기는 것으로 이 캠프의 마지막 스케치를 대신한다.
2023년 7월 19일 충청인사이트 정종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