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헤어지자는 말은 하지 않았지
마지막 서운함을 표현하고 만남을 뒤로 미뤘을 뿐
너의 그 한마디를 듣지 않았다면 그날
만날 수 있었을까
그동안 너에게 주었던 내 사랑이
헛되지 않도록 지켜왔는데
오선지에 반복되는 도돌이표처럼
마음 아픈 너의 말을 들어야 했지
너에게 난 우선순위가 아니었어
항상 친구의 약속이 먼저였지
그런 너와 이별하기 싫어 아파도 곁에 있었어
날 보며 웃어주던 너의 눈이 좋아서
내 이름 불러주던 다정한 목소리가 좋아서
파도에 쓸려 가는 모래알처럼 부질없는 사랑을
애써 놓지 않으려 붙잡고 있었어
나는 그날도 두 번째였지
너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며
나와 잠깐 만나자는 말
순간, 파도에 쓸려간 모래알이 내 가슴에 뿌려졌어
따갑고 쓰려 상처가 난 것처럼 아팠어
이제 다 가져갈게
너에게 주었던 사랑도
한 톨 남김없이 다 가져갈 거야
그러니 헤어지자는 말은 필요 없어.
난 이미 안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