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듣고 싶은 말
“지금처럼만 하자.”
어느 날 직장 상사가 내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면 아마도 기분이 썩 괜찮을 것이다. 상사의 이 말에는 지나온 나의 과거 실적과 그에 대한 평가, 그리고 앞으로의 기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황에 따라 그 진의가 달라질 수 있다.
먼저 과거 나의 실적 혹은 성과와 최근(지금)의 실적을 위와 같이 단순하게 생각해 볼 수 있다. 당신이 상사라면 부하직원의 어떤 실적 그래프를 보면서 ‘지금처럼만 하자’고 말하겠는가? 당연히 1번과 3번 유형에게 그렇게 말할 것이다.
1번은 과거 실적이 좋고 지금도 그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3번은 1번에 비해 과거 실적이 절반 정도였지만 현재 실적은 1번과 동일하다. 어찌보면 미래에 대한 기대는 점차 성장해왔던 3번 유형에게 더 높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좋은 실적을 유지하는 것만 해도 만족스러울 수 있기에 지금처럼만 하자고 말할 수 있다.
한편 2번과 4번은 어떤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사실 이들도 지금처럼만 하자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2번 유형의 경우 현재 실적이 과거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하향세를 나타내고 있기에 상사 입장에선 이런 직원에 대한 기대도 하향세일 가능성이 크다. 실적이 더 하락하는 것을 두고 보고 싶지 않기 때문에 ‘지금처럼만 하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4번의 경우엔 비교할 수 있는 동료만 없다면 1번 유형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상사가 느끼는 기대치를 4번 정도의 실적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면 1번과의 실질적인 차이점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직장엔 대조군이 없는 경우가 거의 없다. 순간순간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직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상사는 이 직원에 대한 기대를 일찌감치 거둬들였을 수도 있다. 별 기대하는 것이 없고 설마 실적이 하향세를 그릴 것인가 하는 생각에 ‘지금처럼만 하자’고 말할 수도 있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똑같은 말에도 여러 가지의 의미가 담겨 있을 수가 있다는 점을 유의하자. 특히 상사가 하는 말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월요일 출근했는데 상사가 ‘OO씨 지금처럼만 하자’라고 말했다면 위 네 가지 모델을 떠올리며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