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생활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거의 다 이 질문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왜 저런 인간이 팀장일까?”, “왜 저런 놈을 승진시키는 걸까?” 등등. 싱가포르 사회과학대 조직심리학 교수인 Klaus J. Templer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조직 내 정치술을 배워야겠네.]
때때로 나쁜 사람들이 승진한다. 이들은 기만하고 부도덕하게 사람들을 조종할 수도 있고(권모술수에 능한), 죄책감 없이 충동적이고 자극을 찾을 수도 있고, 과장, 자격, 우월감을 가지고 자만심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다. 어둠의 3인조(dark triad)라 알려진 이 세가지 특성 중 하나 이상을 가진 사람은 속임수를 쓰고, 사기를 치거나 착취하고, 비윤리적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정직하고 겸손한 사람들을 앞질러 나가는 것을 보면 혼란스럽다. 이런 유독성 있는 사람들이 어째서 승진하는 것일까? 이런 사람들은 성공하기 위해 자신을 어떻게 관리할까?
최근에 성격과 개인차에 관한 한 연구에서 직원들 사이에서의 정치술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정치술은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다른 이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사회적 통찰력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진실함을 보여주는 걸 도와주는 긍정적인 사회적 역량이다.
나는 싱가포르에 있는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일하는 110명의 직원들에게 일터에서 자신의 정치술을 어떻게 보는지 물었다. 그리고 이들의 점수를 정직성-겸손함(honesty-humility)의 정도를 나타내는 성격의 H지수로 나타냈다. H지수가 높다는 건 정직하고 겸손하다는 것이고 낮다는 건 어둠의 3인조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이들의 상사들의 의견도 들었다.
정치술에 능한 유독한 직원들이 높은 성과에 점수를 주는 것 같은 상사들에게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을 확인했다. 모든 유독한 사람들이 정치술에 능한 것이 아니지만 상사의 눈앞에서 정치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유독한 사람들이 더 나은 성과를 내는 사람으로 비췄다. 알다시피 높은 성과를 나는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이 승진할 확률도 높다.
이런 나쁜 사람들이 승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성격 및 행동 평가를 잘 아는 조직 심리학자들은 나쁜 사람들을 조기에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정치술에 능한 사람이 있다면 이 또한 어렵다. 이 나쁜 사람들은 동료나 부하직원들에게 결정권을 가진 상사 앞에서와는 다른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승진을 결정하기 전에 해당 직원의 동료와 부하직원의 얘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때로는 조직에 유용할 수도 있다. 어려운 업무를 두려움 없이, 논리적으로, 감정에 구애받지 않고 해낼 수 있는 제임스 본드 같은 유형의 사람이 필요하다고 상상해보자. 예를 들어 부실해지고 있는 회사는 생존을 위해 감원이 필요할 수 있다.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건 대부분의 관리자에게 감정적 부담을 지우게 되는데 동정심이 적은 관리자는 이 부담이 좀 덜하다. 아니면 자기도취가 좀 있기는 하지만 기술에 있어선 전문가인 사람이 필요할 수도 있다. 훌륭한 관리자는 이런 사람들이 다른 직원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제한하면서도 이런 사람들을 쓰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러면 정직하고 겸손한 사람들은 이 유독한 사람들에게 항상 지게 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몇몇의 유독한 사람들이 정치술을 활용해서 성공하고 있을 뿐이다. 정치술을 잘 조절하기만 하면 나쁜 직원들과 정직하고 겸손한 직원들 사이의 평균적인 성과 평가에서 차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팀 활성화와 같은 업무에선 정직하고 겸손한 직원들이 나쁜 직원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직하고 겸손한 사람들도 정치술을 적절히 활용하면 승진할 수 있다.
뒤처진 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는 정직하고 겸손한 사람들이 있다면 정치술을 획득함으로써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조직 내외부 핵심 인물들의 다양한 그룹과 관계를 구축하라. 다른 사람에게 진심어린 관심을 보여라. 그 상대가 알아챌 수 있는 방법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그들의 업무적 개인적 관심사들에 대해 물어라.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그들은 당신의 제안을 더 경청하려고 할 것이다.
정치술을 실행하는 것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쉽지만 그것을 배우기도 해야 한다. 정치술을 건강하게 활용한다면 개인에게도 회사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출처: Klaus J. Templer(싱가포르 사회과학대 조직심리학 조교수), Why do toxic people get promoted? For the same reason humble people do: political skill, HBR, 2018. 0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