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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달걀 Nov 18. 2021

내 마음이, 요즘 그러하다.

늦은 사. 오춘기 그 사이 어디쯤

출세보다 엄마로서의 삶에 비중을 두었다.

그렇지만 책임감은 놓지 않으려는 정신력을 유지하며 살아왔다.

내 영역에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삶,

나에게 14년의 세월이란 그러했다.

몇 번의 기회가 있기도 했다.

내 영역을 더 이상 넓히기에

나는 자존감이 썩 높지 않은 사람이었고,

나를 성장시키며 아이까지 잘 키울 자신이 없었다.

이미 내 그릇의 크기를 알아버렸다고 해야 할까.

아이의 삼시 세 끼가 나보다 더 중요했고.

아이가 때맞춰 배워야 하는 것들과 먹고 입어야 할 것들이 더 중요했다.

어쩌면 합리화시키며 뒤로 숨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이 두려웠던 걸까.

금도 엄마로서의 내가 더 나답다고 믿고 있다.

믿으려 애를 쓴다고 해야 더 가까운 표현일까.

뭔가 모르게 지금의 내가 자꾸만 애처롭다.

모두에게 는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있는 사람이었고

모두가 나를 거기에 머무른 듯 바라보고 대한다.

그 무게가 요즘은 참 버겁다.

어떻게 덜어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참 많이 애썼다.

힘들었겠다.

괜찮다.

지쳤구나.

그래도 조금만 더 버텨야지.

아니, 이젠 나를 찾아야지.

조금씩, 또 다른 세상을 향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나이인가 보다.

마음속으로 수없이 내던진 사직서인데

너무 오래 익숙해진 이 삶의 끝이란 몹시도 두렵다.

조금씩 조금씩, 연습을 해야겠다.

잊고 있던 내 꿈,

그 꿈을 가슴에 품고 다시 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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