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요즘 그러하다.
늦은 사. 오춘기 그 사이 어디쯤
출세보다 엄마로서의 삶에 비중을 두었다.
그렇지만 책임감은 놓지 않으려는 정신력을 유지하며 살아왔다.
내 영역에서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노력하는 삶,
나에게 14년의 세월이란 그러했다.
몇 번의 기회가 있기도 했다.
내 영역을 더 이상 넓히기에
나는 자존감이 썩 높지 않은 사람이었고,
나를 성장시키며 아이까지 잘 키울 자신이 없었다.
이미 내 그릇의 크기를 알아버렸다고 해야 할까.
아이의 삼시 세 끼가 나보다 더 중요했고.
아이가 때맞춰 배워야 하는 것들과 먹고 입어야 할 것들이 더 중요했다.
어쩌면 합리화시키며 뒤로 숨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무엇이 두려웠던 걸까.
지금도 엄마로서의 내가 더 나답다고 믿고 있다.
믿으려 애를 쓴다고 해야 더 가까운 표현일까.
뭔가 모르게 지금의 내가 자꾸만 애처롭다.
모두에게 나는 여전히 거기에 머물러있는 사람이었고
모두가 나를 거기에 머무른 듯 바라보고 대한다.
그 무게가 요즘은 참 버겁다.
어떻게 덜어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참 많이 애썼다.
힘들었겠다.
괜찮다.
지쳤구나.
그래도 조금만 더 버텨야지.
아니, 이젠 나를 찾아야지.
조금씩, 또 다른 세상을 향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할 나이인가 보다.
마음속으로 수없이 내던진 사직서인데
너무 오래 익숙해진 이 삶의 끝이란 몹시도 두렵다.
조금씩 조금씩, 연습을 해야겠다.
잊고 있던 내 꿈,
그 꿈을 가슴에 품고 다시 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