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몽당연필
"땡땡이도 괜찮아
하기 싫은 날은 좀 널브러져도 괜찮아"
라고 말해주지 못했다.
내 얼굴에 거짓말이라고 쓰이는 걸 아니까
그런 말을 못 했나 보다.
미안. 모진 어미 같으니라고.
일곱 살부터
너는 참 그렇게 열심히 살았더라.
이렇게 작은 몽당연필을
차마 버릴 수가 없어서 아직도 서랍에 두고 있었어.
초등학교 때 쓰던 이 연필들을,
나중에 어른이 된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거든.
지금도 충분히 자랑스럽고 멋진 내 아들.
그 노력은 분명 헛되지 않을 거야.
너는 나중에 너의 아이에게 멋지게 말해주면 좋겠어.
가끔은 삐딱해도 괜찮다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