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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6일 아들과 베트남여행]시작이 반이다.

1,2일차 아들과, 가이드해준 M언니와의 호치민 여행.

by 제니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것을 물려주고 싶나요?
예) 돈, 좋은 습관, 건강한 정서, 풍부한 경험 등

Q) 그것을 주기 위해서 무엇을 실천할 수 있나요?


지난 2/17~22일 아들과 둘이 베트남 호치민으로 5박 6일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의 기록은 휘발돼버리기에 기록의 시의성이 중요하지만, 이제야 여유를 가지고 기억을 되살려본다.


▷'빈홈'에서 내려다본 호치민시 풍경. 베트남도 한국처럼 강뷰에 따라 부동산이 비싸지겠지... 고층에서 바라본 풍경이 너무 예뻤다.


2/17(일) 묘한 긴장감의 출발


아침 11시 5분 베트남 항공 비행기 편으로 출발하기에 이른 아침 서둘러 온 가족이 인천공항으로 갔다.

태어나 인생 산지 36년 만에 아들을 데리고 첫 비행기에 오르려니, 티 났겠지만 참 많이 긴장됐다.

큰 계획은 대범하게 추진하는데, 작은 일상생활에서 허당끼가 있는 나로선, 남편이 있지만 짐을 보내고 면세품을 찾고, 비행기 타러 아들을 데리고 들어가는 게 오늘의 첫 미션처럼 느껴졌다.

(실수하면 안 된다. 잘해야 한다.)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번 여행은 상당히 급 추진된 여행이다.

베트남 호치민에 알고 지내던 언니분이 남편 주재원으로 가있어서 살고 있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놀러 오라는 말에 나는 비행키 티켓을 끊은 것이다.


거기에는 나름의 근거가 있다.

첫째, 유치원 봄방학 때 아들과 아침, 점심, 저녁을 같이 하려면 하루에 드는 비용이 5만원 이상 들 수 있다. (집이 좁고 뛰고 싶은 아들이 늘 나가자고 해 방학 때는 주로 키즈카페, 박물관, 미술관 등 체험하러 나간다.) 삼시 세 끼, 액티비티 값, 외식값 등을 계산해보니 한국에 있어도 어차피 돈이 많이 든다.


보고 싶던 언니도 만나고, 아들도 친구와 함께놀면 1석2조라고 생각했다. 호치민에 사는 언니의 딸이 때마침 6살이라는 말에 더 혹했는지도 모른다.(하지만 그 둘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둘째, 비용적이거나 아들 케어적인 면을 떠나서, 내가 자유롭게 시간을 길게 쓸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물론 프리랜서나 자영업을 하면 내 맘대로 시간 조절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일하더라도 출퇴근하는 직장인처럼 나름의 원칙을 정해서 거기에 맞춰 일할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3월 이전에 자유로움을 마음껏 만끽하고 싶었다.


셋째, 아들과 좋은 추억을 쌓고 서른일곱 독립선언의 실천 편으로 남편 없이도 스스로 여행 준비, 비행기 타고 이동, 아들 케어 등을 감당해 나 스스로도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그리도 흔쾌히 시간과 비용을 들여 가이드를 해준 언니님 덕분에 나는 5박 6일 베트남 여행을 잘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3박 4일간 나의 보금자리, 빈홈 에어비앤비


아들과 3박 4일을 잔 곳은 Vinhomes Landmark Plus apartment다. 레지던스 전체를 빌렸고 우리나라 24평 내외의 소평 아파트라고 보면 되겠다. 아파트로 들어가는 입구에 데스트와 응접실이 있는데, 한국 갤러리아 포레 1층 갔을 때랑 느낌이 비슷했다.


첫날 저녁 화재경보기 사건만 없었다면, 나의 3박은 우아하고 아름다웠겠지만,,, 은근 겁 많은 나는 첫날의 화재경보기 사건 이후로 사실 잠을 잘 못 잤다.


지난여름, 제주도 혼자 가서도 정말 큰 레지던스 전체를 빌렸을 때 무서워서 잠을 못 자서 ccm 듣고 새벽에 잠들고 했는데... 나는 참 웃긴 녀석이다 아무리 봐도. 독립해서 산 경험이 없어서인가... 혼자 자는 건 무섭다 ㅠㅠ


아무튼, 그런저런 이유로 참 좋은 숙소와 부대시설(2층에 커피숍, 아이 놀이터 등 _) 있었는데 가보지도 못하고 체크아웃했다. 빨리 숙소를 옮기고 싶은 마음에....



▷3박 4일간 에어비앤비로 묵은 숙소. 참 깔끔하고 좋더라.




2/18(월) 빡센 일정 시작, 날씨가 복병이다.


통일궁->증앙우체국(환전)->서점거리-> 프로파간다 점심->스티벅스 커피-> 빈홈이동 -> 저녁-> 공원 산책 -> 취침



어제는 4시 이후 도착해서 가볍게 단지 내 수영장에서 수영하고 취침한 터라(나는 화재경보기 사건으로 새벽까지 잠 못 이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너무 졸렸다 ㅠㅠ) 한국에서 미리 가고 싶은 곳 , 쇼핑리스트 등을 적어 놨기에 첫 여행 일정은 <통일궁>이었다.


사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의미 있게 내용을 다 보기보단, 적당히 보는 게 목표라 큰 공부를 하고 오진 않았다. 통일궁을 볼 때 미리 그 배경을 공부하거나, 이어셋으로 설명을 들으면 훨씬 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단체 외국 여행자들은 가이드의 설명을 받으며 통일궁을 돌고 있었다.


보고 싶은 게 많은 엄마와, 덥고 이제는 뛰어놀고 싶은 아들, 그 모자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조화시키고 필요할 때마다 아들을 돌봐준 고마운 M언니의 헌신 덕분에 오전 일정이 마무리됐다.




[통일궁의 모습]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요즘 유행하는 인테리어가 그대로 있는 모습에 감탄했다. 조명, 바닥, 마감재, 그림 등 내 스타일의 예쁜 것들이 너무 많았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의 여행]




[멋진 것들이 가득한 보물창고 같은 곳]




[지상층과는 느낌이 또 다른 지하벙커의 모습]






중앙우체국 환전 후 서점거리


일단 베트남 호치민의 날씨가 더워서 언니가 맥도널드에서 아들을 데리고 있겠다고 해줘서 혼자 중앙우체국으로 갔다. 한국에서 환전한 500달러를 중앙우체국에서 베트남 동으로 환전했다. 그리고 기념품이나 선물용으로 줄 수 있는 것들이 뭐 없나 찾아봤다. 이상하게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그 무언가를 사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린다. 언제쯤 아무것도 사지 않고 만족스럽게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또한, <단 한번 마케팅>이 스스로 적용되는데, 내가 또 언제 베트남에 오겠어~ 내가 또 언제 00을 오겠어라는 마음은 꼭 사지 않아도 될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사게 만든다. 이것도 일종의 저장 강박인가?


▷중앙우체국, 나는 왜 베트남에서 계속 이 타일에 꽂히는걸까...넘흐 아름다운 바닥재...


▷중앙우체국에서 조금 걸으면 서점거리가 나온다. 한국에서 번역된 책이 있는 걸 보니 신기하고 반가울 따름. 여기서도 어김없이 타일...@.@



프로파간다에서의 행복한 점심


M언니가 가이드해 준 첫 번째 현지 식당은 핫하다는 <프로파간다>였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났는데도 사람이 많았다. 인테리어가 상쾌했고, 테이블 수건이 마음에 들었다. 뭔가 칼라풀하면서도 베트남스럽다고나 할까. (나는 언니 것과 내 것을 함께 기념품으로 겟했다.)


베트남 식당에서는 물도 주문을 해야 하는데, 맥주와 함께 베트남 음식을 먹었다. 오전에 많이 걸어서 조금 지치고 체력 후덜덜한 나에겐 꿀 같은 휴식 시간이었다. 전날 밤의 영향으로 졸리고 덥기도 했는데, 6살 아들은 더했겠지.... 그래도 너무 씩씩하게 잘 걸어주었지만 통일궁에서 뛰어다닌다고 몇 번 주의를 줬다. ㅎㅎ


좋은 장소, 맛있는 음식, 음악과 함께 잘 통하는 사람과의 대화는 언제나 옳다.





[호치민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1호점]





랜드마크 81 디마이, 퓨전식당에서 저녁


M언니가 가이드해준 맛집으로 저녁을 먹으러 갔다. 한국에서는 겨울이었는데 이곳의 더위는 약간 지치게 하는 요소가 있다. 식사 때마다 음료 주문은 필수. 갈증을 제때 해결해 주는 게 체력관리 도움이 되겠다.


랜드마크 81 안에 디마이 식당에서 주문한 음식. 오징어 튀김이 정말 맛있었다.... 음식이 다 입에 잘 맞아서 걱정이다. 한국으로 갈 때쯤에 몸이 불어 있을 것만 같아서 ㅠㅠ(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ㅎㅎ)


▷디마이 식당의 모습. 아주 마음에 든다. 이번에도 역시 타일...타일...@.@



저녁을 먹고, 공원에서 산책하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았다. 첫날 가성비 가득 찬 일정을 무사히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다.

이 일정을 함께해준 아들, M언니에게 감사...>. <



[Vinhomes Central Park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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