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베트남 라탄 가게에서의 교훈.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 나의 고정관념을 버린다면 어떤 새로움이 보일까요?
Q) 내가 갖고 있는 기준(틀)이 나에게 어울리나요? 나다움을 강화시키나요?
고정관념을 버리면 새로움을 얻는다
(Hana Vietnam) 라탄 가방 전문점은 정말 이번 여행에 기억 남는 장소중 하나다.
일단, 입구가 이태원에서 본 엔틱가게를 연상시켰고 어둑한 원목 느낌의 인테리어나 디스플레이가 마음에 들었다. 일단 베트남에 왔으니 라탄 가방을 사 가야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런데 정확히 몇 개를 정하지는 않았고 <베이지빛> 라탄을 사야겠다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다.
상단 사진 속 윗줄 세 번째 사진의 아주 진한 갈색 가방은 직관적으로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그 외의 가방들은 일단, 여기 왔으니까 사긴 해야 하는데 급하기 내가 안 쓰면 선물이라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샀다. (사실 둘러보고 한 시간도 꽤 있지만 막상 다급하게 주어진 시간 안에 사려니 대충 한 3개 더 샀다.)
대략 5개의 가방을 한국돈으로 따지면 12만 원 내외는 하는 것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저렇게 칙칙한 색깔의 라탄들을 구매했을까 하는 의아한 마음이 든다.
일단 저때 구매하려고 했을 때 내 마음속에는
1) 서울에서도 들 수 있어야 함
2) 내 마음에 들어야 함
3) 착용감, 수납, 핸들링 등이 편해야 함
4) 라탄 가방이기에 베이지색 계열 또는 아예 새로운 어두운 색(블랙 라탄을 사고 싶었다.)
5) 비행기에 잘 실어야 하기에 부피가 너무 크지 않아야 함
이런 정도의 <기준>이 있었다.
그러나 정작 내가 구매한 가방을 저 다섯 가지 기준에 부합해보면 NO에 가까운 상품이 더 많았다.
그런데, 나는 왜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서 저 가방을 사려고 두 번이나 왔다 갔다 해서 샀을까?
나름의 이유를 분석해보니 아래와 같다.
1) 환전한 돈이 있기에 그 돈을 써야 한다.
2) 라탄 가방은 호치민 이 장소에서만 살 수 있을 것 같다.(단 한번 마케팅에 이미 사로잡힘)
3) 왠지 여기가 싸고 좋은 곳 같기에 뭐라도 사야 한다.
4) 내가 안 쓰면 선물이라도 해야지~
동선이 어렵고 M언니에게 미안하지만, 무리수를 둬서 금요일에 다시 바꾸러 간 이유는
1) 가방 3개 정도는 마음에 안 들고, 한국에서도 안 들 것 같다,였다.
저 갈색 가방은 부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 공항 기내에 투명 봉지에 잘 넣어서 왔고,
나와 취향이 비슷한 엄마와의 다툼을 방지하기 위해, 마지막에는 똑같은 것으로 1개 더 구매했다.(엄마 선물용)
한국에 오고, 아들 입학까지 분주히 보내다 시간이 나서 여행사진을 들여다보고서 나는 깜짝 놀라버렸다.
헉, 저 가게에 저렇게 예쁜 가방들이 있었단 말인가???
저 가방들이 내 눈에는 왜 안보였단 말인가????
나는 정말 나의 선택(구매)이 불합리했다는 것으로 느꼈고, 이미 돈도 쓰고 한국에도 왔는데 더 예쁜(내 마음에 든) 가방을 발견함에 따라 왠지 모를 아쉬움이 몰려왔다.....
다시 갈 수 있다면, 저 가게를 다시 간다면 나는 정말 만족할 만한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나는 흔쾌히 YES 라 할 수 없었다. 그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해보니..
1) 나는 라탄 가방은 베이지 or 블랙 등의 색깔만을 머릿속에 그렸다.
2) 100% 마음에 안 들어도 사야만 할 것 같은 <가성비>가 마음속에 자리 잡았다.
3) 기존에 나의 상품 구매패턴이 옷이나 가방 등은 자주 쓰는 것이기에 때가 타지 않아야 하고 수납이 잘 되어야 한다는 기존 포맷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러기에 나에겐 핑크색, 하얀색 등은 없는 거나 다름없없다. 그러기에 그 순간 내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4) 내가 요즘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프렌치 시크>라서 무채색의 어두운 계열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나한테 어울리는지 아닌지 보다는.
생각해보면 화이트색 빅백도 예뻤는데 때 탈것 같아서 아예 구매 리스트에도 넣지 않았다.
여행기를 정리하다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내가 그동안 아주 많은 부분에 고정관념이 있었구나 하는.....
사진 속 나를 보자니 파스텔 계열의 밝은 색이 어울리는 사람인데 나는 고집스럽게 고동색, 갈색, 회색, 카키색 등을 추구했다. 옷장 속 옷들도 거의 브라운 계열이 많다.
다시 백지상태로 나를 바라봐야겠다.
핑크, 옐로우, 그린 등 20대 초반에 자주 착용한 색깔들을 다시 한번 바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