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행지에 가서 기존에 알던 것들이 보일 경우 그 효과는 증폭된다.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 내가 꿈꾸는 미래를 위해 지금 필요한 공부는 무엇인가요?
아들과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이 훌쩍 넘었다. 시간은 언제나 이렇게 빨리 흘러가는지 모르겠다.
지난 3월은 아들 유치원 적응시키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 보니 벌써 4월이다. 아직까지 쌀쌀한 날씨에 장염에 감기로 여전히 골골거리지만, 베트남 여행기의 마지막 편을 더 늦기 전에 쓰고자 한다.
이번 베트남 여행에서 느낀 건 <아는 만큼 보인다>였다. 사실 진귀한 다이아몬드도 그 가치를 알아야 발견할 수 있듯이 아무리 좋은 곳, 역사적인 장소, 귀한 물건 등이라도 내가 그것을 모르면 그것은 그저 지나가는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베트남 여행에서는 중앙우체국에서 기념품을 사려고 하다 낯익은 그림이 있어 놀랐다. 얼마 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본 <에르제 땡땡> 그림이었기 때문이다. 베트남 기념품을 사려다 에르제 땡땡 그림을 샀다. 에르제 땡땡 그림이 몇 개 없었는데 서양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두 개 집어가서 몇 개 남지 않았고, 가격이 너무 착했기 때문에... M언니 아들 선물용으로 하나 더, 총 2개를 구입했다.
2003년에 다녀온 서유럽 여행의 사진을 보고 있자면, 그 당시는 뭔지도 모르고 사진만 찍었는데 5년이 흐른 뒤 지금은 알고 있는 그 무언가가 보일 때가 있다.
특히, 루브르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무턱대고 찍어온 사진들 속 그림이 지금은 뭔지 아는 경우가 많다. 파리의 거리 속 풍경이, 마레지구에서 그림판매상 앞에서 찍은 사진 속 그 그림이 어떤 그림인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때 알았다면 아마도 여러 개 사 왔을지도 모르겠다. 마침 파리에서 소매치기를 당해서 현금도 없었지만 <가치>를 알지 못했기에 나는 그저 스치고 올 수밖에 없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거, 여행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고 보면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 내가 다니던 직장, 내가 갖고 있는 물건 등 실로 어마어마한 것들인데 내가 지식이 얕아서, 잘 알지 못해서 스치고 지나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뺏기지 않으려면, 놓치지 않으려면 가치를 잘 알고 있어야 귀한 줄 안다. 내가 갖고 있는 것 중, 놓치고 후회할 만한 것은 무엇인가... 잠시 생각해봐야겠다.
여행하면서 그랩을 한번 탔고, 이래저래 영어 쓸 일이 조금 있었다. 분명 이십 대에 뉴질랜드로 6개월 어학연수도 다녀왔는데(사실 100% 연수로 다녀온 것은 아니지만..) 회화는 문법이 안 맞고 어떤 단어들은 기억도 나질 않는다.
실생활에서는 영어의 필요성을 잘 모르는데 아무래도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생존을 위해 잘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독립적이고 내가 영어로 의사소통이 자유롭게 된다면, 아들과 함께 갈야 할 곳도, 봐야 할 것도 무척이나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준비되지 않으면 의존해야 하지만 준비되어 있으면 자유할 수 있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영어공부를 더 해서, 아들과 1년에 한 도시씩 한 달 살기를 해볼까 하는 의욕을 품었으나,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다시 그 생각은 그저 생각으로 스치고 있다. 해외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마음에 아직 남아 있기에 꾸준히 조금씩이라도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주머니에 머니는 없는데 머릿속에서는 또 다른 어딘가를 걸어가는 꿈을 꾼다.
WHY N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