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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원하는 길, TO-DO리스트가 아닌 친해지는 길~

육아는 상당히 노동집약적이라 어차피 할거 <긍정적 관점>이 필요하다~!!

by 제니

[투루언니의 육아살림체험기] 아이와 긍정적인 애착을 형성하고, 잊고 있던 소중한 일상을 발견하고, 쉼을 통해 다음 스텝을 그려보기 위한 투루언니의 재충전.


<투루언니의 코칭 퀘스천>

Q) 육아 중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건 어떤 건가요?

Q) 긍정적인 관점으로 그 일을 다시 본다면 어떤 느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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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지나갔다. 여섯 살이 된 뒤 종일반이 된 아들은 2시 50분까지는 6세 반에 있다가 이후에 통합반인 종일반으로 넘어간다. 아들은 3월에는 종종 종일반이 하기 싫다고 말해왔다. 엄마들이 늘 그렇듯 마음이 좋지는 않았지만 적응하는 시간이기에 토닥이며 위로해주며 용기를 불어넣어줬다.


작년 3월, 퇴직 후 아이와의 첫 등원을 함께 한 이후 등원 길이 즐겁다기 보단 회사에서 일하듯 빨리 처리해야 할 하나의 <TO-DO 리스트>처럼 해왔다. 지각을 잘하는 나의 성향을 생각해서, 어릴 때부터 정시에 가는 게 중요하다고 알려주고 싶은데 역시나 늦어지는 아들을 다그치며, '오늘도 늦었다', '큰일 났다' 등의 엄포를 놓아온 듯하다.


요즘 아들과 교감하는 시간이 늘어서 그런지, 등원 길이 전쟁 길이 아닌 봄꽃도 보고 이야기도 나누고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는 '그런 길'이 되었다.


나의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지고, 뭔가 쳐내야 할 업무 리스트가 아닌, 이 시간 자체가 아침을 시작하는 하나의 모닝 리츄얼이 된 느낌이다.


작년만 해도 아들을 유치원에 보내면, 한바탕 어질러진 집을 뒤로하고 나도 나와 거리를 배회하며 뭔가 방황하고 밖으로 나돌았다. 올해는 (사실 얼마 안 됐다.) 아들 밥 먹이고 등원시키고 빨래도 돌리고 아침 설거지도 하고 방도 정리하고 그렇게 하루를 시작한다. 그렇게 좀 뭔가 정리된 듯한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나 또한 마음이 여유롭고 뭔가 작은 성취감이 느껴진다.


즐거운 등원 길은 아이의 그날 유치원 생활과도 직결되는 것 같다. 나와 기분 좋게 안녕하고 난 날은 하원 때도 아들 기분이 좋아 보이는데, 뭔가 아침부터 밥 먹는 전쟁, 등원 전쟁 등을 한 날은 아이가 기분이 안 좋게 유치원을 가서 그런지 하원 때도 표정이 밝지가 않다.


육아는 육체 집약적인 노동인 건 확실하기에 <마음가짐>을 바꿀 수밖에 없다. 한창 썸 타는 연인들이 서로를 알아보려 만나서 함께하는 시간처럼,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나는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내 아이와도 그렇게 썸타며 좀 더 가까워지는 데이트 길로 여기지 않으면 많은 일들은 <TO-DO 리스트>가 된다. 나는 앞으로는 <썸 타는 데이트>로 마음을 먹고 그렇게 등, 하원을 하리라.(어차피 내가 해야 할 거니까..)



그렇게 마음먹기로 다짐해본다. 이제 정말 봄이 오나보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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