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들의, 첫 니 빠진날.

이빨이 빠지기도 전에 뭐가 그리 급한지 뒤에서 이빨이 튀어나왔다.

by 제니

6살 아들의 아랫니가 흔들려 한 달 전쯤 치과에 갔다. 이빨이 더 많이 흔들릴 때쯤 집에서 빼도 좋고 치과에 와도 좋다고 했다. 그렇게 일상을 지내고 있는데 앞니 뒤쪽이 잇몸이 자꾸 뭔가가 튀어나오는 거다.


뭐지? 뭐가 좀 부었나? 하고 가볍게 여기다 어제 보니 새하얀 이빨이 튀어나왔다.

어이구, 아직 이빨이 다 빠지지도 않았는데 이거 빨리 치과에 가야겠어~~~

[사진설명]: 아직까진 신이 난 호기심 많은 6세 어린이~~~



나는 급히 하원 후 치과에 갔고, 아들의 첫 이빨은 짧은 순간 발치가 됐다.

뒤에 난 이빨이 앞으로 나오긴 할 텐데 공간이 좁아서 만 9세 즈음에 교정을 해야 한다고 한다.

이런 케이스가 50% 이상이라고도 하니 안심은 되나 이빨이 빠진 공간 뒤에 이빨이 나는 모양이 신기하다.


작은 케이스에 첫니라고 해서 이빨을 담아서 줬다.

나는 그것을 받고 "이건 집에 가서 버리나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었고, 보통 첫니는 보관을 하기에 드린다고 했다. 태어날 때 탯줄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아들은 난생처음 자기 이빨 뺀 게 신기한지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어른들에게 이빨 뺐다고 자랑을 했다. 지나가는 할머니에게도 이빨 뺐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를 했다.




저녁 무렵, 21세기 북스에서 보내준 책 한 권을 받았다. <정적>이라는 책으로 띠지의 저자의 인상이 굳건해 보인다. 아들 저녁을 먹이고 나의 아지트인 독서실로 재출근 한 뒤 책을 읽다가 발견한 문장 한 줄.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주어진 사소한 일은 무엇인가? 나는 그 사소한 것들을 얼마나 완벽하게 관찰하고 있는가? 그 사소한 것들에 얼마나 마음을 다하고 있는가?"


아들의 이빨이 생각난 건 왜일까.


저 문장에 내가 스스로 대답한 답은 몇 가지 있다.

아들 등, 하원 + 양육

아침저녁 준비하기

보험청구 미루기

남편에게 웃기


글을 쓰고 작업을 하다가도 불현듯 아직 찾아오지 않은 초등학교 입학 8세 걱정에 불안감을 느끼는 요즘인데, 나는 벌써 6살로 커버린 아들과 함께 할 추억이 줄어드는 것은 생각을 못했다.


해야 할 의무가 내 계획과 꿈을 또 차단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가득했는데, 책에서 본 문장을 통해 더욱 집중해야 할 일임을 깨닫는다.


5세, 내가 퇴사 후 힘겹게 아들과 씨름하며 등, 하원을 시키고 함께한 시간 때문인지 내 기억 속 아들은 5~6세가 가장 예쁘다.


친정엄마는, 1세~4세 친정엄마가 많이 봐줬던 그때가 가장 예쁘고 귀여웠다고 말한다.


오늘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아이는 벌써 이빨이 빠질 만큼 성장했다.
사소한 일이라 치부되는 그 일상을 더없이 소중하게 잘 지켜나가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알다가도 모를 '아이 속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