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감사하는 것들]
1) 아이가 조금 일찍 잠들어 오랜만에 여유를 가지고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
2) 갑자기 꽂힌 빈티지 호가나스 접시와 촛대를 구매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도움 준 남편에게도 땡큐)
3) 가족과 처음으로 팬케이크를 만들어 볼 기회가 있어서 감사하다.
4) 색종이 무료 나눔을 받아서 아들과 종이접기를 한 것에 감사하고, 아들로 인해 인내심을 가지고 종이접기를 15분 한 것에 감사하다.
5) 2~3주 넘도록 조금 아팠던 오른쪽 귀가 울림이나 소리가 들리지 않아 감사하다.
6) 원고 2차 편집본 수정을 이번 주에 하게 돼 감사하다.(감사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렇다.@.@)
7) 코로나 19로 인해 새로운 생활습관이 생기고 위생 및 청결, 청소에 열심히 하게 되어 감사하다.
8) 나의 관심사가 저 멀리 이상적인 것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것으로 돌아온 것에 감사하다.
9)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
10) 그동안 내가 얼마나 불평불만이 많았는지를 알 수 있어 감사하다.
5주 차에 접어든 아이와의 홈스쿨
코로나로 인해 아이를 데리고 있은 지 5주 차에 접어들었다. 2/25일 화요일부터 집에서 데리고 있었으니 달이 바뀌었다. 거의 집에만 있고 바쁘다 보니 날짜 개념이 사라져서 벌써 그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다.
하필 미열이 나는 시기가 코로나 확산 시기와 맞물려 혼자 마음고생하다가, 그냥 귀에 이명 처럼 스트레스성으로 증상이 온 것으로 판명이 나 약을 먹으로 이비인후과를 다녔다. 지금은 귀는 많이 좋아졌는데 역시나 안 하던 일들을 많이 하다 보니 누적된 피로는 약간의 편도를 붓게 한다.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할 때다.
하루하루 뉴스를 보면서, 빨리 일상이 돌아오기를 바라며, 확진자 분들은 빠른 완쾌와 의료진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체력이 고갈되지 않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나는 우선 나의 일상을 견고히 하는데 힘쓰고 있는데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 [개인 방역]이다. 웬만해서는 집에서 머물고 있다.
결혼 이후 8년 만에 , 아니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이렇게 매일매일 집안일을 열심히 한 건 처음 있는 일, 코로나 사태로 바뀐 모습이다.
나만 걸린다면 상관없는데 가족 및 타인에게 전파할 수도 있고 그렇기에, 우선은 청결과 청소에 힘쓰고 있다. 사실 나는 그다지 깨끗한 편은 아니었다. 약간의 귀차니즘도 있고 미루는 습관이 있던 터라 약속 있을 때나 예쁘게 꾸미고 나갔지 집에서는 참 과간이었다.
그런데 요즘 나는 매일매일 방을 마대 걸레로 1차적으로 밀고 , 2차적으로 물티슈 같은 걸로 닦고, 3차적으로 물티슈로 손 소독제를 뿌리며 물건 등을 닦고 있다. 설거지는 그때그때 밀리지 않게 빠르게 처리하고 있다.
결혼 전 부모님이 입이 닳도록 말하던 "설거지는 밥 먹자마자 바로 해야 편해~"라고 한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된 것이다. 예전의 나는 그럴 때면 "아, 무슨 설거지 하려고 밥 먹었나~난 배 좀 꺼지면 할 거야~내버려두어~"
라고 말을 했었다. 암, 배가 불렀던 것이었다. 그 의미를 이제야 알게 된 걸 보면 사람은 본인이 필요성을 느껴야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 (아무리 애타는 마음으로 잔소리를 해 봤자 소귀에 경읽기가 되는건가)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것, 사람은 어떻게 변하는가에 대한 나의 답은 <위기의식>과
<환경변화>에서 였다. 그렇게 나는 서서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변해가고 있다.
[사진설명] _나의 쇼핑 리스트가 바뀌었다. 저런 용품들을 한꺼번에 구매하다니~~~
지난달에 신청해놨던 [카카오 프로젝트 100] _[1일 1 그림책 일기]가 오늘부터 시작되었다.
[사진설명] _�1일차/전소영/적당한 거리 _[늘, 거리조절에 실패하는 나에게 울림을 준 책]
안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야.
안다는 것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기도 해.
오늘, 처음으로 고른 책은 바로 이 책이다. [거리 조절]에 실패해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여러 양가감정이 남아있는 나에게 매우 울림을 준 책이었다.
외부활동이 정지될 지라도 이렇게 소소한 온라인 할동을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지칠 때 한줄기 희망과 뭔가 새로운 동기부여를 준다. 앞으로 100일 간 하루에 그림책 한 권, 읽으면서 나 또한 어떻게 변화될 지 기대된다.
오전, 아들과의 한글 공부가 시작되었다.
오전에는 예전에 살던 앞집 누나가 준 프뢰벨 교구로 한글 놀이 공부를 했다. 그러다, 당근 마켓에 물건을 올리다가 근처에서 <색종이 무료 나눔>이 있길래, 마스크 쓰고 무료 나눔 받고 왔다.
(나는, 2,000원에 올려놓은, 안 쓰는 락앤락 음식물 쓰레기통을 무료 나눔 했다.)
[사진설명] _전래동화나,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들!
오후, 유튜브 보고 아들과 만든 브롤 스타즈 종이접기
아들이, 유치원에서 항상 만들어 오던 게 있었다. 난 대수롭지 않게 그냥 쓰레기처럼 쌓여서 몰래몰래 버리곤 했는데, 아들이 핸드폰으로 <브로 스타즈 팽이>를 찾아달라고 했다. 유치원에서는 그거 보고 만든다고 해서 처음으로 유튜브에서 검색을 했다.
정식 명칭은_ 색종이 팽이 페이퍼 블레이드 <브롤 스타즈 종이접기> 재기 드릴 블레이드
작년부터 눈 결정체를 만든다고 유튜브로 종이접기를 보긴 했는데, 이 세계는 또 신세계였다.
아들로 인해, 나는 오늘 아들의 눈높이에 맞는 아들의 세계에 조금 들어갔다. 어제까지 쓰레긴 줄 알았던 그 모양이 <브롤 스타즈 팽이>였던 것이었다.
체질이 태생적으로 문과라 생각해서 나는 핸드폰을 사서 매뉴얼도 본 적이었고, 누군가의 설명과 필요한 기능만 사용하는 사람으로 아들의 요청으로 인해 집중해서 보고 따라 해 봤다. 자식이 뭔지@.@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유치원에서는 보통 선생님이 많이 접어준다고 했고 여자 친구들은 안 접는다고 했다. 자기만 접는다나.... 그리고 아들이 아는 부분은 영상도 보지 않고 빠른 속도로 접더니, 그 뒤에 어려워지는 부분이 나오니 나보고 하라고 한다. 어려워서 자기는 못 한다고~~~
그리고 같이 종이접기를 하면서 느꼈던 게, 정말 씨도둑은 못 한다던가.... 나와는 별개의 생명체인 아들이지만 뭔가 유사한 성향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신기하면서도 안타깝다.(그 성향의 장, 단점을 모두 알고 있기에)
나의 경우도 빠른 추진력이 장점이자 보완점인데, 아들의 경우에도 일단 동영상 속 종이접기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본인이 미리 뇌에서 판단을 해버리는 모습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자 이제 종이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반으로 접을 거예요."라고 선생님이 말을 한다면,
아들은 "자 이제 종이를 오른쪽으로 돌려서~"까지 듣고 본인이 추측하는 상상의 모션을 취하는 거다.
선생님은 [반으로 접어라]라고 말을 하였으나 아들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른 행동을 하고 있었다.
긍정적으로 보면, 매우 창의력 넘치고 호기심 많고 추진력 있는 거다.
그런데, 다른 면으로 바라본다면, 성급한 일반화와 끈기 부족, 어려운 과제를 도전하기 꺼려하는 행동 등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나는, 아들의 요청에 의해 <종이접기>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점점 목소리가 커졌다.
(가뜩이나 편도가 조금씩 붓는 느낌인데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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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니 아들, 선생님의 말을 끝까지 들어야지 중간에 먼저 하면 어떻게~."
"팽이 접기 하려면 누구 말을 들어야 하지?", "선생님이 설명할 때는 집중해야 하겠지?"
"아들!! 종이접기를 하려면 영상을 잘 봐야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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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9분짜리 영상이었는데 레벨이 너무 높아져서 15분에서 우리 둘 다 포기했다. 나머지 5분은 아빠와 하기로 다짐하면서~
노트북 영상이 아들에겐 잘 안 보였을 수도 있고, 7세에겐 너무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
아들의 모습을 나 혼자 또 미리 판단해서 걱정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 또한 너무 어려웠다 ㅠ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ㅎ내 매뉴얼도 안 보는 나를 유튜브 보면서 종이접기 하게 만들다니 너란 녀석~)
7세 유치원 담임 선생님이 홈페이지에 <팬케이크 만들기> 콘텐츠를 올려 주셔서,
오늘 온 가족이 함께 만들어봤다. 사부작사부작 이런 걸 좋아하는 아들은 신났다~~
[사진설명]_점점 도톰해지는 저 손, 어쩔꺼야 너무 귀엽자나~~~나도 덕분에 처음으로 이런 걸 만들어봤다. @.@
몸은 고되나, 아이와 함께 하며 새로운 것들을 발견 하게 된다.
내일은 2차 편집본이 도착한다고 하여, 아들을 잠시 친정에 또 데려다줘야 할 것 같다만...
삐지고 엄마 미워, 엄마 치사해 라고 말하는 아들이지만,
이런 걸 만들어오니 어찌 안 사랑할 수 있으랴~~
그래, 너도 나도 답답하고 힘들겠지만, 이 시기를 잘 지내보자 아들.
[사진설명]_ 사실 휴대폰으로 일처리를 하고 있던 터라 반 협박으로 더 꾸며라 라고 한건 안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