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 여자라는 그 오해에 대하여.

저는 센 여자가 아닙니다요~얼마나 갬성 충만하는데요~~

by 제니

#1

코로나로 인해 랜선 친구가 된 절친과 거의 매일 카톡을 한다.

오늘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어제 아들과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줬더니 역시 내 표현이 세다고 한다.


제왕절개를 했기에 아들에게 자주 했던 말은 "너는 엄마 배 째고 나왔어~"이다.

지난주 외할머니 댁을 다녀와서, 우연히 나는 할머니 뚫고 나오고 너는 엄마 배 째고 나왔다는 말을 했다.

아들은 그 기억이 났는지 어제저녁 나에게 "엄마는 어떻게 태어났어?" 하고 묻는 거다.


그래서 나는 재차, "응 엄마는 할머니 다리 뚫고 태어났지~."

그러자 아들은, "그럼 나는 엄마 배 째고 나왔는데 그럼 엄마 아팠겠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어제저녁까지도 우리 아들이 이렇게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한 아이라며 혼자 또 사랑에 빠졌더랬다.

아이를 낳는 방법에는 2가지 방법이 있는데 둘 다 아프긴 하다고 설명을 해줬다. 나는 마취를 해서 전혀 아프지 않았다! 마취가 풀리고 눈을 뜨니 네가 있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오늘 친구의 말을 들으니, 아이 입장에서는 그 단어들이 조금 무섭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으니, 또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거침없고 사이다 같은 직설적인 표현이 아직 7살인 아들에게 안 맞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2

7살이 된 뒤 확실히 6세와는 또 다른 아이의 모습을 마주할 때가 많다. 특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방해하거나 통제하거나 잔소리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가족 간의 식사 예절이나 약속 지키기 등, 부모 입장에서는 가르쳐야 하고 알려줘야 하나고 생각되는 부분에서의 실랑이가 늘어간다.


그런데, 역시나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나의 한계점 전 까지는 부드럽고 상냥하게~

"그럼, 어떻게 하면 좋겠는데"?라고 차분히 묻다가 한계에 이르게 되면 나는 자꾸 협박을 한다.


"너 잔소리 듣기 싫으면 앞으로 아빠만 사랑할 거야.
너 신경 안 쓸 거니까 너 알아서 해"


이론으로 많이 접했던 [협박 + 이중 메시지].. 이렇게 나가면 아이는 꼬리를 내리고 아니라고 관심 가져 달라고 이야기를 한다. 식사시간에 또 왔다 갔다 하는 문제로 언성이 불거지거나, 합의되지 않은 놀이를 늦은 밤에 해달라고 마냥 요구하는 그런 모습에서 규칙을 알려주기 위한 나와, 욕구의 화신인 아들 사이에서는 팽팽한 기싸움이 시작되는 거다.


아들이 요즘 자주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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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꼭 그래야만 하는데?"

"내가 꼭 그것까지 해야겠어"?

"엄마는 왜 안 하는데'?(역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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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눈물을 글썽이다가 화를 내고 방문을 쿵 하고 닫고 들어가 문을 잠근다. 이제 7세인데 말이다...(역시 ㅇㅇㅇ하고픈 7세라는 설이 맞는듯하다.)


또 파이터 기질 충만한 이 엄마는 그 꼴을 보고 무시하면 될 것을, 총알같이 달려가서 셋 셀 동안 문 안 열면 혼난다고 협박을 한다.


아, 참 코로나로 아주 힘겨운 3월을 보냈는데..... 그 중 3주까지는 웬만해서 새로운 것들도 시도하고 버틸 수 있었는데 4주가 넘어가니 이건 내 할 일도, 아들 보육도, 새로운 놀이도 멈춰있는 거다.


외동인 아들은 언제나 심심하다는 말을 달고 살기에,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작은 실랑이에서 갑자기 큰 화를 내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3

동화책을 좋아하는 아이는 전래동화를 읽어달라고 했고, 한 권을 다 읽어주고 제자리에 갖다 놓고 다른 것을 가져오라고 했다. 두 권도 다 읽어주었는데 역시나, 아들은 책을 원래 있던 자리가 아니고 아무 데나 대충 올려놓은 것이었다.


거실에 널브러져 있는 젠가 보드게임, 소파 위에 있는 아들의 레고..... 내가 생각하는 7세의 기준에 못 미친다는 생각은 나의 뇌의 회로에 빠르게 지나갔고, 나는 갑자기 헐크가 되었다.


화가 난 목소리로 "자기 거 정리정돈도 못할 거면 버려." 하면서 아이의 책을 재할용품 박스로 던져버렸다.

놀란 토끼눈의 아들은 닭똥 같은 눈물을 글썽이며, '엄마 내가 앞으로 정리를 잘할게 버리지 마.."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내일부터는 말하지 않고 널브러져 있는 것들은 바로바로 버리겠다고 말을 하며 아들을 재웠다.



나의 실체와 달리, 센 여자로 느껴지는 이유의 1가지는 발견했다.(실체가 셀 수도 있겠으나;;)

[보통보다 센 포현방식 + 표정 ]


일단, 이 두 부분부터 하나하나 노력해봐야겠다.


작년에 들었던 아들러 교육에서

"나타샤 님은 힘 빼고 근심 있을 때 표정이 아주 예뻐요.
보호본능을 일으켜요~"


나는 대체로 몸에 을 많이 주고 살아가나 보다.

(나 자신/남편/아들/타인에게도). 그것도 세 보이는데 한몫을 하는 듯!



아무튼, 아들과 사소한 것에서 말싸움이 빈번해지니 대안을 찾아봐야겠다.

나는 아들의 말을 <도전, 공격신호>로 받아들이지 않는 연습을 하고, 아이에게 집중해야겠다.


ps 자주 토라지는 아들에게 하는 말.


"아들, 니 감정의 주인은 누구라고 했지? 000 감정은 000가 결정하는 거야."


이 말 또한, 따뜻한 위로나 알아차림, 아들의 감정을 보듬어 주는 방식은 아난 것 같다만~~

일단, 엄마도 좀 살자.... 3월은 너무 힘겨웠고 머리 아픈 일들 투성이었지.


4월, 조금씩 일상으로 복귀하며 그렇게 합을 맞춰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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