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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니 Nov 15. 2021

[리뷰] 깨끗한 존경 _part 1

92년생 이슬아 작가의 책을 처음으로 접하다.

우연히 어쩌다가 사게 된 이슬아 작가의 책.


인터뷰 집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감각적인 디자인과 한눈에 읽히는 게 좋은 책이다.

아주 현실적 실사가 표지인 것도 신기하고, 적당한 사이즈와 유광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중간중간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사진이 들어간 것도 나름 마음에 든다. 블링블링~~

92년생이라니 부럽 부럽~~ 그에게서 장윤주도 보이고, 뭔가 다채로운 이미지가 엿 보인다. 멋져~

멋지면 다 언니지 뭐~~~~


얼마나, '내 안에 갇혀 있었나'~'스스로에게 갇힌 날'이라니~~


나도 나를 찾겠다고, 오랜 시간 내 안에 갇혀있었다. 이제 시야를 밖으로 돌려보자. 

서두부터 마음에 든다.
<확장>, <시선의 이동>,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사람> 좋다.


1) 정혜윤 피디 인터뷰


피디는 오직 프로그램으로만 말해야 한다고 배웠어요.

기회는 한 번이라는 감수성, 인생은 마치 릴테이프가 한 바퀴 도는 것처럼 한 번이구나.

어쨌든 '다시'라고 말하는 사람의 마음 안에 이미 있는 새로 출발하는 능력요.

온갖 부탁하는 마음을 가지고 만들죠. 

그래서 라디오 다큐를 만든다는 건 피디가 정면 승부를 건다는 뜻이에요. 스스로에게도 핑계를 허용하지 않고 끝까지 최대한 역량을 동원해서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과도 같아요.

제가 지금 누리는 것이 결코 하찮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삶이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꼭 필요한 일이 뭔지 안다면 그 일부터 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내가 바로 이걸 하려고 피디가 됐구나. 이 일을 해내려고 그랬다는 걸 깨달았어요.

누군가 용기를 냈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용기가 될 수 있어요.

누군가가 나보다 더 슬픈데, 그가 엄청난 용기를 내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것이지요.

사랑의 힘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슬픔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많이 배우고 있어요.

자신한테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일 같아요. 인생에 일어난 의미 있는 수많은 일들은 '확장'과 관련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글은 확장이 있고, 시선의 이동이 자유로운 글이에요. 

말할 수 없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는 아주 중요해요. 우리는 생명을 함부로 대하는 것을 무심코 정당화시켜요.


저에게 친구란 제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에요. 제가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사람에게 우정을 느껴요.


이 순간만 일시적인 공동체가 될 테니까 두 번 다시 그 형태로는 못 모일 거고, 그러므로 가장 좋은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책은 저에게 오늘의 운세 같은 거예요. 좋아하는 책의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그 문장으로 그날 하루의 힘을 얻어요.

죽을 때 나는 내 삶을 살아보지도 못했다고 후회하기 싫은 거예요.


연대는, 온갖 고통을 겪어낸 사람이, 자신이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은 덜 겪도록 최대한 알려주는 것이더라고요. '너는 나보다 덜 힘들었으면 해. 그러니 내가 겪은 모든 걸 알려줄게.' 이게 연대예요.
(memo} 내가, 책을 쓰는 이유가 아마도 저러한 이유겠다.


그런데 채우려면 자기한테 자기가 좀 없어야 되잖아요? 저는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도록 제 속을 많이 비워두려고 해요.


책이 뭐냐면 결국 어떤 목소리를 듣는 거예요. 책 속에는 목소리가 있어요.

자기를 지켜야 할 때도 있는 반면 자기를 퍼줘야 할 때도 있어요. 

퍼주는 사랑, 계산 없는 사랑, 관대한 사랑, 무조건적인 사랑, 보상 없는 사랑, 셈이 맞아떨어지지 않는 사랑도 필요해요. 사랑을 한다는 것은 나 아닌 어떤 사람이 아주 중요하게 느껴지는 경험이잖아요. 

글쓰기는 자아 형성, 자아 해방, 자아 이동인 듯해요. 

결국 좋은 책은 유혹이자 권유이고 초대예요. 우리, 이렇게 살자! 우리 저리로 가자!

내 속은 내가 알잖아요. 뻔히 아는 내가 있는데, 나의 별로인 모습을 내가 다 아는데 온 세계가 나 하나로 축소되면 안 되잖아요. 정말 슬픈 건 영혼 없이 서로를 대하는 거예요. 

깨끗이 존경하는 거예요. 저는 연민으로 잘 못 움직여요. 저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은 존경심이고 감탄이에요. 

책을 읽는 것은 샤워하거나 세수하는 것과도 같아요. 몸이 아니라 영혼을.


<MEMO>
* [더 찾아볼 작가들]  쉼보르스카/이탈로 칼비로/오에 겐자부로
* Q) 나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든? 
* <내 가치> 연대/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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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 나아갈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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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타인에게 주의(관심) 기울이기
2) <더 나아가게 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기
3) <내적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끼는 일 하기
4) 꼭 필요한 일부터 하기
5) 아낌없이 퍼 주자
6) 영혼 있게 대하기(사람을 대할 때 존중으로), 영혼이 안 생기면 거리두기~



2) 김한민 피디 인터뷰


스스로 필터링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쓰는 일로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더 엄격해져야겠다고.

인터(inter)는 '상호', 뷰(view)는 '보다'잖아요. 우리 사이의 상호 작용을 보는 거예요. 쉽게 말해 서로 간 보기를 하는 거예요. 

둘 사이의 긴장감을 보는 게 진짜 인터뷰예요. 불편한 질문이 나오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안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대인 것 같아요. 너무나 많은 가능성들이 있으니까요 

천재란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을 말하는 거래요.

선택지와 가능성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에 스스로 능동적으로 절제하는 거요. '나는 적어도 이것은 하지 않겠어'라고 결정하는 게 제가 [아무튼, 비건]에서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무엇을 접속하느냐 보다 무엇을 차단하느냐가 더 중요한 때라고 생각해요. 

그리워하려면 의지를 발휘해서 일부로 연락을 안 해야 하는 시대니까요.

도구는 우리를 형성해요. 스마트폰이 우리의 인식과 신체를 재형성하죠.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것을 누군가가 안 할 때, 그 이유에 대해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요.


이 사회가 지옥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데 그럼 지옥이 아닌 공간을 만들어야 하잖아요. 지옥 같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테니까. 그런 이들과 연결되고 그런 장소를 많이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동기로 움직여요.

저는 적어도 제가 어딜 가야 불이 붙는지를 아는 것 같아요. 어떤 책을 봐야 하는지 뭘 멀리해야 하는지, 혹은 너무 불이 안 붙으면 도망가야 한다는 것도 알아요,


저희 집은 싸움을 통해 단련된 가족이었던 것 같아요. 토론과 말싸움이 잦았죠.... 문제가 있으면 그걸 풀려는 의지들이 다들 강했고요.

제가 유일하게 적응한 것이 저항이어서, 오히려 지금은 그 반대가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게 좋아요, 에고적인 자아 중심적인 사고방식 말고 생태적인 사고방식이요. 


그런데 오래가는 것에 대해 저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일을 꼭 지속시켜야겠다는 생각이 없어요. 


페소아는 시에서 '만남과 헤어짐은 하나의 죽음'이라고 말해요. 저는 어떤 매듭짓기도 하나의 죽음이라고. 연인 사이에서도 감정이 고갈되었음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이제 사랑하지 않는다고 용기를 내서 말할 필요가 있어요. '성격 차이' 혹은 '어떤 사정이 있어서'라고 흐지부지 흐리멍텅하게 말하는 것이 아니고요. 


신춘문예 같은 걸로 데뷔하지 않은 작가들은 자기가 데뷔했다고 결정하는 순간이 데뷔잖아요. 아니면 그냥 첫 책이 데뷔이거나요.

자기 자신에 대해 할 얘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들은 출간하지 않았어요..... 자전적인 이야기로 작업을 해나가면 오래갈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적어도 나는 그렇겠다고. 그래서 계속 나를 지워왔던 것 같아요.... 어쩌면 저는 고갈이 두려웠던 거예요.

나를 중심이 두고 각색하며 쓰는 이야기는 핵심을 피해 가는 연습이 될 위험이 있다는 거죠. 핵심에 다가가는 연습이 아니라. 나를 들여다 보면 결국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생겨나요. 


저는 늘 방향성이 중요했어요. 힘이 얼만큼 있느냐, 돈이 얼만큼 있느냐가 아니라 그걸 어디에 쓰고 있느냐가 중요하듯이.


나도 결국 과잉된 자아를 가진 예술가 중 한 사람인가. 그런 사람들을 욕하고, 욕하면서도 닮아가고 그랬죠.

어떻게 하면 페소아처럼 될 수 있을까, 그걸 소망한다는 것 자체가 저는 특별하다고 봐요..... 제일 좋은 건 자기가 쓰고 발표하는 이야기에 '외부'가 많아지는 거예요. 

글로만 승부해서 생계를 해결하는 것도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해요. 완전 정면승부고요. 계속하다 보면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압박이 생기고 그러다 보면 사고방식도 바뀌어요.


누군가를 내 안에 둘 수 있는 것도 유머와 여유죠. 페소아는 연애를 하는 중에도 이념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고 그래서 게임을 한 거고. 오필리아도 같이 놀 줄 알았던 사람이죠. 그렇기 때문에 유일한 연인이었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위대한 사람은 없어도 위대한 만남은 있는 것 같아요. 두 사람이 만나서 위대함이 생기는, 한 사람씩 보면 다 별 거 없고 우스꽝스럽기도 한데, 만났을 때 생기는 스파크가 있죠. 

공감은 동의가 아니니까요. 공감과 동의를 같이 쓸 때 오히려 공감은 더 소외돼요. 공감의 본질은 그게 아니에요. 좋은 접근은 서로 차이가 뭔지 알아가는 거예요. 차이를 엎어놓고 보는 게 아니죠.


<MEMO>

* [연관 키워드] - 과학자 정재승/ 소설가 김탁환/ 1/n 잡지(나 이거 진짜 좋아했는데)
                       히스클리프(폭풍의 언덕)/ 조너선 샤프란 포어/ 곰브리치 <일기>/ 
                       헬렌 니어링 (소박한 밥상/아름다운 삶, 사랑, 마무리)/ 로랭몰랑(장크리스토프)

* [셀프 퀘스쳔}
   Q) 무엇을 안 할 것인가?
   Q) 무엇을 차단할 것인가? (어떤 책을 볼 것인가/ 뭘 멀리할 것인가)
   Q)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Q) 무례하지 않기 위한 행동은 무엇인가
   Q) 나를 지우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은?
   Q) 내가 고갈되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은?

*절제/ 나누고 배려하기

*[리워크 스튜디오 아이디어]
_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 <자기다움>을 찾는 공간. NEW/ FUN/ TOGETHER





서른 중반, 나 자신을 찾으려는 목마름과 갈망으로 6개월간 퇴직금 630만원으로 내면아이를 달래주는 프로젝트인 <엄마의 안식년>을 통해,

저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글로 담았습니다.


뭔가, 나같지 않다고 느껴지며 엄마로서의 삶이 공허하고 답답하다고 생각되시거나

알파걸 같던, 진취적인 우리 아내가 출산 후 달라졌다고 느끼는 남성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서른여섯, 좋은 엄마 되려다 멈춰 서다>가 궁금하시고 리뷰글을 써주실 수 있으시다면

제 이메일로 주소를 보내주시면, 무료로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댓글신청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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