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집은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설득 과정이란 건 상대의 에너지가 얼마나 재미있고 흥미로운지에 달려있기도 하잖아요.
카리스마와 아우라와 보이지 않는 힘에 관심이 많고, 그게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항상 고민해요. 어떻게 하면 그런 게 길러지는 걸까? 어떤 에너지를 품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런 갈망이 저에게도 있어요.
상처받지 않는 건강함이 아니라 상처받고 운 뒤에도 다시 괜찮아지는, 그러니까 잘 회복하는 건강함이요.
강요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죠. 대화할 때랑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거만하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면서 설득하는 방법들이 있잖아요.
"영화판에서 일하다가 실직하고 나서 인생이 한 번 바닥을 쳤어요. 늘 바닥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바닥 밑에 반지하가 또 있더라고요. 거기 내려가 보니까 내가 정서적으로 얼마나 미숙하고 독립이 덜 되었는지 알겠는 거야.......'정서적인 독립'이야말로 반드시 살아생전에 해야 할 일이다.
"며칠 전엔 배두나 씨를 만나서 같이 연기를 했는데요. 제가 원래 두나 씨를 되게 좋아해요. 그분은 항상 주인공이셨고, 연기도 워낙 주인같이 하시잖아요. 현장에서도 주인처럼 관계를 맺으세요. 모든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고 마음을 내어주시죠. 언젠가 저도 그런 품을 가져야 하지 않겠나, 생각을 해요.
"이 배우만이 해낼 수 있는 기운고 같은 거겠죠. 그 맑은 느낌, 그 단단한 느낌.
연기를 안 하는 동안 겪어온 것들, 그러니까 배우가 살아왔던 모든 시간들이 맡은 배역과 섞여서 폭발하는 거거든요. 그게 카메라 앞에서 물질화되는 과정인 거예요.
내가 뭘 원하는지 직접 경험해보며 알아가는 수밖에 없거든요.
저에게 부귀영화는 다른 게 아니고, 그냥 마음에 거슬림이 없는 상태예요. 사람들은 마음에 거슬림이 없을 때 보통 자각하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뭔가 마음에 믿는 구석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이 늘 있었고 일을 밀고 나갈 정도의 믿음은 있었어요.
중국에 있을 때는 하고 싶은 걸 거의 할 수가 없었고, 시도해보고 싶은 것도 다 못했기 때문에 그냥 뭔가를 계속 참고 기다렸던 느낌이에요.
언젠가 하고 싶은 거 다 해야지. 하면서 계속 때를 기다린 것 같아요.
결국 모든 걸 사랑으로 대하는 태도, 그걸 계속 시도해야 진정한 사랑과 행복에 가까이 갈 수 있겠구나, 정도가 요즘의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