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에게 알려준 이 말, 지금 나에게도 필요하지 않을까.
아들이 말을 잘 하기 시작한 4살무렵, 나와 아들은 종종 대화를 하곤 한다.
요즘들어 신기하게 느낀점은, 나와(나를 포함한 가족)있을때의 아들 모습과 단체 생활 할 때의 아들 모습이 다르다는 거다. 보통 활발하고 외향적이라고 생각했던 아들의 모습을, 어린이집 담임 선생님 상담을 하고 나서 '헉'소리가 난 적이 있다.
우이 아들은, 어린이집에서는 내향적인 부류의 아이에 속해 있었고, 친구들을 좋아하고 어울려 놀지만, 하기 싫은 놀이도 친구들이 하자고 하면 우선 맞춰서 해준다고 한다. 어떤 아이들은 처음부터 "나, 너 싫어", "안 해"등 거절의 말을 잘 하기도 한단다.
뭐랄까, 그냥 좀 그랬다. 리더십 있고 강한 남자아이를 원하는 엄마의 입장에서 선생님의 말은 뭔가 우리 아이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만약 내 가치관이나 패러다임이 다른 부류의 엄마였다면, 이런 아들의 모습을 보고 매우 흐믓해하며 "넌 역시 배려심이 강한 아이구나."라고 칭찬해 줬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와서 아들과 대화를 통해 몇 마디 단어들을 알려줬다.
"아들, 친구들이 병원놀이 하자고 해도 니가 하기 싫으면 "안돼, 하지마" 라고 말하는 거야."
따라해보라는 나의 말에 아들은 조심스럽고 작게
"나는....소꿉놀이 하고싶은데..."라고 말을 했다.
"아니아니, 좀 더 세게, "안돼, 싫어, 하지마." 라고 하는거야.
몇 번을 이런 대화가 오가다 나는 아들에게 나의 상태를 투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돼, 싫어, 하지마...너는 과연 잘 하고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