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_아들과 근처 공원에 갔다. 아주 오랜만에 시사지를 사서 봤고, 아들과 배드민턴을 했다.]
각성 & 변화
아들과 아침부터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요즘 모닝 루틴으로 오전 산책을 하고 있다. 21일을 지속하면 [습관]이 된다는데, 9월 동안 쭉 해보려고 한다.
뚜벅이와 대중교통 생활에 제법 익숙해진 1년 9개월에 접어들었다.
20살 이후부터는 주로 차로 이동을 했었는데중년에 뚜벅이가 결코 쉽지는 않다. 다만, 당장의 필요성으로 인해 중고차라도 구입하려 해도 유지관리 & 주차 등 신경 써야 할 요소들이 많기에, 그냥 있는 중.(워낙 상황이 불확실하기에~)
아들과 외출할 때는, 낮은 굽의 신발을 신고 레스포삭(임신출산 때 쓰던 것)을 들고, 양 쪽 옆에는 500미리 생수를 넣어서 이동 한다. 선글라스와 챙모자도 필수템~~~~
못다 한 나의 유년기의 결핍을 충족시키는 것들이 이제 어느정도 채워진 듯하다.
나의 향후 40대의 목표는 아들을 잘 키우는 것과, 나의 성장에 있다.
요즘에는 그런 생각을 한다.
난 누구보다도 '차도녀'라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 자연이 좋아졌다. 아들이 20살 넘으면, 독립시킨 뒤(딱 10년 열심히 일하고) 지방이나 자연으로 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 그런 내가 이상하고 신기하다. 공원이 가깝고, 서점이 있고, 나의 작업실? 같은 걸 꾸밀 수 있는 그러한 공간에서 50 이후에 지내고 싶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으며, 종이신문을 보며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는, 새로운 것들에 영감을 받으며 지인들을 초대해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
제법 요리와 먹거리에도 관심이 생긴다. 집에 있는 걸 싫어했던 나인데(휴일이면 어김없이 어딘가 나갔다 와야 했던) 정돈된 내 공간에서 이것저것 하고 싶어 지는 요즘이다.
이런 게 세월의 흐름과 변화일까?
나는 계속 자란다. 물론, 노화도 시작됐지만 나의 경험이나 사고방식, 가치관이 변한다.
그래서 과거를 뒤돌아보면, 그 시절 나의 '가치관'으로 선택했던 것들이 10년, 지난 뒤에는 잘못 선택한 건 아닐까 하는 후회와 의심이 든다. (그것은 아마도 세월이 지나서 꽤 많이 '성장'한 눈으로 '과거의 나'를 바라보기에 그런 듯하다.)
그러나 나는 달라졌다. 더 이상 자책하지 않는다. 그땐 그게 '최선'이었다. (아주 오랜 시간, 그때 이랬더라면 지금쯤 달라졌을까~라고 되새김질했었다.)
[사진설명_ 저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휘어질 지언정, 부러지진 않는다는 느낌의 나무...]
사랑은 마주 보며 현재를 함께하는 것
누군가가 나에게 찡얼대며 요구한다는 건, 그 사람이 나를 좋아하며 "나 좀 바라봐줘요"라는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아들을 돌보며, 특히나 내 딴에는 '많은 시간'을 써서 놀아줬는데 그런 날이면 유독 아들은 더 칭얼거리며 이것저것 해달라고 요구한다. 나는 이미 기진맥진해서 제발 9시 이후 빨리 '혼자' 잠들어주길 바라는데, 아들은 그런 날이면 더욱 "엄마가 재워줘"라고 떼를 쓴다.
처음에는, "아니, 얘가 해도 해도너무하네"라고 생각했다. 육퇴를 해도 집안일 등 해야 할 일 투성이라. 이미 하루종일 무한한 체력과 에너지의 아들의 요구를 들어주느라 떡실신했기에.... 엄마도 좀 쉬고 싶기에....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이제는 알 듯하다.
그런 날은, 아들이 어쩌면 '엄마의 품'을 내려놓고 있다가 너무 신이 나서 '오늘만큼은 끝까지' 함께하고 싶어서라는 걸.
요즘 엄마들 참 바쁘다. 배워야 할 것 투성이, 학원도 보내고 픽업도 해야 하고, 심리도 살펴보고 자존감도 채워줘야 하고.... 육아 트렌드는 바뀌고....(애착육아였다가, 엄격한 육아였다가, 프랑스 엄마처럼 하라고 했다가.... 기타 등등) 내 아이 잘 키우려 그 트렌드에 맞게 책 보고, 공부하고, 유튜브 영상 보고 기록하고, 자아비판 하고....(나도 이미 9년 이상 그래왔기에)
나는 이제 책을 좀 내려놓으려 한다.
영상도 좀 덜 보려고 한다.
그런 시간에, 아이에게 집중해서 온 에너지를 발휘해서 함께하려 한다. (가능한 선에서)
나의 결핍으로 인해 뭔가 충족시켜주려고 하는 것들, 불안으로 인해 뭔가 해야만 할 것 같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