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주말이라 아침부터 떡볶이를 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조금 피곤했지만 해줄 수 있는 건 해줘야겠다고 생각해 아들과 슈퍼마켓을 갔다. 가는 길에 찾길을 건너야 하는데 아들이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아들: "어, 신호등 고장 났다."
나: "응? 어떻게 알았어?"
아들: "저기 다 빨간색이 깜박이잖아~신고라도 해야 하지 않나?"
나: "알겠어, 엄마가 해볼게"
그리하여, 살면서 두 번째 112로 신고를 했다.
인터넷으로 찾아봐도 별다른 곳이 안 나와서(182인가 있었는데 전화해도 연결이 잘 안 돼서)
상황설명을 한 뒤, 고장접수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아들은 제법, 주도적이고 의견을 제시할 줄 아는 인간으로 자라고 있구나.
신고를 마치고, 왜 신고하라고 말했냐고 물으니까, 내일 학교 가야 하는데 고장 나 있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신고 안 한 거야?라고 되묻기에 그건 모른다~다른 사람들도 이미 신고했을 수도 있다고 말해줬다.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하면 그만큼 서두를 거라고도.
(신고를 하고 안 하고는 또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이다.)
[사진설명ㅡ오랜만에 해본 라볶이~~]
#분주한 새 학기
새 학기라 담임 선생님이 이런저런 것들은 물어보는 가정통신문을 보낸다.
1) 장래희망
선생님들도 아이들을 알아야 하기에 취미/ 특기/ 장래희망 등을 적는 가정통신문이 왔다.
은근히 쉬우면서 어려운 게, 아들이야 수시로 꿈이 바뀌는데(얼마 전에는 배드민턴 선수, 음식점 사장등도 꿈 리스트에 있었다.)
이번에는 유투버와 프로게이머란다 ㅎㅎ
(아직 아들은 폰도 pc도 없다)
'부모님이 희망하는 장래희망' 칸이 있었는데 이게 은근 성찰질문이었다. 아... 그러게 벌써 열 살인데 나는 아들이 미래에 어떤 직업을 가지면 좋을까...
지금까진 그냥 본인이 좋아하고 잘하는 걸 했으면 했다. 그게 뭔지 찾아주고 싶었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렇게 적었다.
"CEO"
크건 작건 자기만의 무엇을 책임지고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2) 셀프인터뷰
며칠 전에는 <셀프 인터뷰>가 있었는데 질문 항목이 "자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인가가 있었다.
음... 은근히 또 어렵네... 하면서 이렇게 말해줬다.
"세상은 즐거움이 가득하니 멋지게 탐험하렴"이라고.
물론, 생의 고통의 연속이고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걸어가는 것이라고도 하지만
그렇다고 벌써 동심의 활기를 꺾을 필요는 없기에,
그리고 나 또한 아직까지는 저렇게 생각하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생존과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힘겨운 노동을 한다고 해도
그 외의 자유시간에는, 나에게 더 좋고 즐겁고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서 시간을 보내면 좋으니까.
꼭 필요한 사람을 만나고, 긍정적인 것들의 경험을 하고, 활력과 힐링을 줄 수 있는 것들을 하는 것.